커뮤니티의 시작과 동기 : 순수한 목적

by 글쟁이

커뮤니티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싶었던 것이 컸던 것 같다.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필자의 이야기에 찬성이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익명성 대화'를 할 수 있었던 점에서 편리했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필자는 오프라인에서 대화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그 점에서 환경을 초월한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익명의 대화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아마 이 때문에 대략 10여 년 이상을 해왔던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 커뮤니티에 들어간 곳은 네이버의 카페였다. 네이버 카페만큼 오래된 커뮤니티는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여기만큼 가장 익숙하고 가까운 곳이 없었다. 네이버는 인터넷을 누르면 제일 먼저 등장하였고 카페도 함께 나왔기 때문이었다. 가장 처음 들어간 네이버 카페는 역사카페였다. 커뮤니티에서 보낸 10여 년 가운데 2/3는 거의 네이버였을 정도로 역사카페에서 많은 글을 작성하였다. 물론, 지금은 몇 개의 글을 제외하면 모두 글을 내리고 블로그에만 저장되었지만 언젠가는 풀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역사카페에서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계기는 그곳에서 환단고기를 보았을 때였다. 필자도 처음에는 믿지는 않았지만 낙랑군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환단고기를 신뢰하는 이들과 다투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논쟁과 비판이라는 형식으로 글을 많이 썼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개의 역사카페를 가입했고 이 때문에 여러 역사 카페에서 활동도 하였지만 네이버 카페 자체를 떠나지 않았고, 오히려 블로그와 함께 병행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이 시기에 필자의 재미는 역사글을 쓰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논쟁과 비판을 포함한 토론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논객 아닌 논객 취급도 받았지만 지금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 가운데 많이 작성한 내용을 상기해 보면 한국고대사와 조선시대사에 관한 글들이 많았다. 한국고대사에서는 애초부터 낙랑군과 관련한 문제를 시작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이유가 컸고, 조선시대사는 붕당정치가 재미가 있어서 작성하게 되었다. 이 이후에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관심을 가져 근대사도 쓰기 시작하였고 납북된 정치인들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현대사까지 그야말로 한국사 안에서는 종횡무진 아닌 종횡무진을 하였다.


물론, 연재글을 비롯해서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가기 위해 당시 사이버상의 문제라고 할 수 있었던 환단고기의 문제까지 다양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어그로'라고 불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좋을 정도로 별 탈 없이 글을 쓰는 시간은 재미가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역사글 쓰기로 풀 정도였으니...


한편, 그 이전에도 블로그에 시사-정치글을 쓴 적은 있었고 한 때는 역사를 주제로 한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유즈맵을 제작한 카페에서도 유즈맵의 수정 건의 사항이나 제작 방향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글을 쓴 적은 있다. 그러나 그 시기의 글은 제대로 된 글도 아니며 지금은 부끄러운 글이다. 여하튼, 역사와 관련된 글을 쓰기 이전부터 필자는 글을 다양한 주제와 흥미가 있는 대로 재미있게 쓴 기억은 새록새록 남아있다. 아마 그러한 경험이 역사글 쓰기에 바탕이 되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하튼, 역사카페에서의 활동을 지속한 결과 처음에 활동했던 역사카페 A라는 곳에서는 '운영진'을 맡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활동한 역사카페 C에서는 역사글만이 아니라 정치글도 함께 작성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대략 4~5년 정도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카페에서의 사람들과 채팅방이라는 곳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고 토론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채팅방은 카페 글로는 이야기 못하는 부분까지 말할 수 있어 정말 여러 좋은 의견과 조언을 받기에는 좋은 공간이었다. 어찌 보면 이 채팅방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글도 수정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채팅방에 관해 회상하자면 당시 네이버의 옛날 채팅방은 접속이 쉬웠고 개방성도 넓었다. 카페에 가입만 하면 누구나 들어와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냥 풀어서 이야기하면 채팅방 접속만 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었을 정도였다. 아직도 네이버 카페에서 그리워하는 시스템이 옛날 시절의 직사각형 모양의 채팅방임을 생각하면 지금의 네이버 채팅방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익명성을 가지고 게시물을 쓸 수 있었던 자율성 그리고 개방적인 채팅방에서의 여러 가지 대화들은 필자를 네이버 카페라는 사이버에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 아닌 원동력이었다. 그 원동력을 통해 커뮤니티 생활 중에서 네이버 카페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고 지금도 가끔 들어갈 정도로 애착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목적과 재미있었던 활동은 점점 발전하게 되었고 큰 성과와 함께 다른 그림자도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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