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없이

널 그리는 시간 22화

by 매콤한 사탕

이른 아침

구름조차 찾지 않는 텅 빈 하늘은 새파랗게 질렸다.

하얀 입김을 뿜어 하늘을 채워보려 해도 부질없고

뜨거운 태양은 차가운 공기를 데우지 않고

멀리 바라고 섰다.


이정표가 되지 못하는 지하철역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로 향하는 무리들

소란스러운 발길은 머무는 법이 없이

사방으로 흩어지고 홀로 남은 자는 쓸쓸해진다.


생각 없이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한 대로 살아야 한다고

그래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다고

부질없는 계획이 앞다투어 나를 떠밀면

떠밀리는 대로 열심히 살아보지만,


깊은 밤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뜨겁게 달아오를 때까지 만지작거려 봤자

나를 찾지 않는 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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