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그리는 시간 23화
흔들리는 시선과 먹먹하게 울리는 메아리
시간을 초월하려는 듯 내달리려다가
중심을 잃고 주저앉아버린
초라한 술주정뱅이가
뒷골목 편의점
빛바랜 플라스틱 간이의자에 기대어 앉아
낭만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대도시의 텅 빈 밤하늘을 우러러본다.
아무것도 없다.
별은커녕 달도 찾지 못한 아쉬운 술주정뱅이는
포기를 모르고 하늘을 우러러본다.
약해빠진 간이의자가 부러질 듯 휘청이다가
뒤로 꼴까닥 넘어갈 때까지.
하늘이 땅이 되는 순간,
아픔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메아리쳤다.
취하고 싶어도 취할 수 없었던 서툰 술주정뱅이가
소란한 어둠을 우러러보며
마신 술을 몽땅 눈물로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