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애인(敬天愛人) —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
이 글을 쓰는 나는, 지금의 너로부터 수십 번의 계절을 더 지나온 너의 60살이다.
아마 지금의 너는 바쁠 것이다. 아니, 버거울 것이다. 당장의 생존이 중요하고, 회사의 런웨이는 2~3년 남짓. 더 길게 볼 여유가 없다는 말, 지금 너는 진심일 것이다. 성과를 만들지 못하면 팀을 지킬 수 없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매일같이 숫자와 구조, 실적과 압박 사이에서 하루를 버텨내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지금, 단기적인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일이 이익에 도움이 되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조금이라도 손해일 것 같으면 빠르게 포기하거나 돌아서는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 그 선택들이 때때로 냉정하고, 예전보다 덜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아마, 네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지금의 너를 비난하려는 마음은 없다. 오히려 나는 존경스럽다. 끝까지 도망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날마다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해내고 있는 너. 그 선택들이 회사의 연명 이상의 가치를 만들고 있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묻고 싶다. “너는 무엇을 위해 그 이익을 선택하고 있는가?”
그 질문 하나만큼은 지금의 너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왜 사업하는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동기를 선(善)에 두어라.”
그가 말한 ‘선’이란, 도덕 교과서에 나올 만한 추상적인 도덕 개념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기준이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얻으려는 이익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결정이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가?”
그 물음에 솔직해질 수 있다면, 너는 여전히 올바른 방향에 서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이렇게도 말한다. “경영 이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 회사를 이끄는 일이 숫자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장의 흐름, 투자자들의 요구, 고객의 반응, 그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하는 자리에서 인간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 중심을 끝까지 지키려고 애쓰던 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 진심과 태도가 결국 회사를 만든 것이고, 너라는 사람을 증명해낸 것이기도 하다.
지금은 단기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가끔은 그 판단의 방향이 정말 너다운 것인지 자문해보았으면 한다. ‘왜 이 길을 선택했는가’, ‘어디를 향해 가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이 길을 가고 있는가’. 그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면, 너는 반드시 다시 넓은 시야를 갖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이 질문이 다소 사치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알기에 말해주는 것이다. 그 질문들이 결국 나를 살렸다.
그리고 또 하나, 네가 외롭다고 느껴질 때, 이 말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이해 없는 세상에서, 나만은 언제라도 네 편인 것을 잊지 마라.” — 이상 작가,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 중
이 문장을 나는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때, 어디에서도 위로받지 못할 때, 이 말이 내 마음을 붙잡아주었다. 그리고 지금 너에게 이 말을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을 더 남긴다. 이 문장은 내가 인생을 살아오며 가장 깊이 새기고, 앞으로도 절대 놓지 않기로 다짐한 말이다.
경천애인(敬天愛人) —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
지금 너는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고,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여전히 사람을 향한 애정이 있고,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렇기에 말한다.
그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도 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네가 선택한 길은 결국 옳았을 것이다.
— 너의 60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