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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막론하고 신화가 가지는 특징들이 있다. 과장이 심하고 서사는 비약적이며 장면과 장면을 연결해 줄 요소들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무파사: 라이온 킹>은 신화가 가져야 할 요소를 골고루 갖춘 영화다.
솔직히 그래픽의 발전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2019년 첫 번째 실사화 때 이미 충분히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줬기에 이 부분에서 놀랄 여지는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전작에서 동물들의 표정이 너무 일관되다는 지적을 반영하여 이번 편에서는 주인공들의 표정에서 옅게나마 기분이 느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원작의 팬들이라면 <라이온 킹>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무파사와 스카의 옛날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가치 있는 영화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소소한 장점들에 비하면 단점들의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애당초 전설적인 왕의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이야기의 전개에 우연과 기적이 남발된다. 한두 번 정도는 영화적 개연성, 혹은 신화적 개연성으로 넘어갈 수 있겠지만 두 가지 요소를 제외하면 무파사라는 캐릭터가 발 디딜 지반이 없다 보니 주인공의 정체성 자체가 사상누각이다. 캐릭터는 빠르게 늘어나고 그들의 결정에 당위성은 부여해야겠으니 결론은 비약적이고 결론의 근거는 빈약하다. 단순히 말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관객들이 마음 붙일 수 있는 캐릭터가 전무하고 마지막에는 유치함까지 꼼꼼히 챙기며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일말의 액션 장면마저 실망스럽다.
결론적으로 <무파사: 라이온 킹>은 라이온 킹 탄생 30주년 기념작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한 평작. 혹은 그 이하의 작품이다. 영화 속 세계관에서 무파사가 '신화적 존재'라고 해서 진짜 '신화'를 만들어 버린 것이 당황스럽다. '라이온 킹 시리즈'의 일부라는 족보마저 없었다면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이 있었을지 의문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