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한 교대 친구들을 만났다. 이 친구들을 보면 항상 시간이 모자랐다.점심을 먹으며 학교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금세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되고는 했다.
다들 각자 사연이 많았다. 조직 문화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사람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했다.그런데 각자의 자리에서 스스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반면 이 모습은 누군가가 하루아침에 온실 속 화초를 산에 던져놓은 것 같기도 했다.
우리는 학급 경영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한 친구가 자신이 쓰고 있는 한 학급 경영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었다. 반 아이들을 칭찬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또 요즘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클래스 123'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학생 개개인한테 칭찬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고, 반 전체에도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었다.
클래스 123 , 출처 : 클래스123 유튜브
초등교사 커뮤니티를 탐색하다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칭찬판'과 '칭찬 카드'를 발견했다.'우리 반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Class123에서 으쓱(칭찬) 점수가 제일 높은 TOP3 학생들(위 사진의 명예의 전당)에게 매일 칭찬 스티커를 한 장씩 주기로 했다.
학생들은 이 스티커를 칭찬판에 붙이게 했으며, 일정한 칭찬 스티커를 모은 학생에게는 재미있는 보상을 주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쿠폰들을 나누어주기도 했고, 직접 편지를 써주기도 했으며, 몇 가지 간식을 묶어 주기도 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정말 좋았다.아이들에게 물어보니 Class123에서는 당일 받은 으쓱 점수를 초기화할 수 있어, 오늘은 못했지만 내일은 스티커를 받을 수도 있어서 좋다고 했다.
종이 울리면 제자리에 앉아있는 학생들이 늘었고, 무엇보다 말썽 부리던 학생들도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했다.선생님한테 칭찬을 받고, 또래 친구들한테 인정받는 게 아이들에게는 정말 큰 것인가 보다.
칭찬판과 칭찬 쿠폰. 출처 : 인디스쿨
물론 보상을 받기 위해서만 교실에서 허용된 행동(이른바 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허용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먼저 아침에 다가와서 "선생님, 오늘 기분이 어때요?"라고 묻는 학생도 있었고,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나에게 편지를 쓰는 학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