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출

마지막이라는 건

by 새내기권선생

소방복을 내려놓고, 군복을 집어 든다. 그토록 학수고대했던 바로 그날, 그날이 드디어 오늘이구나. 소처럼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아본다.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는데, 조금 이상해 보인다. 기분 좋고, 최고로 행복해야 할 오늘인데, 꼭 그렇만 않아 보인다. 치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역식과 함께 무언가 건네주시는 반장님. 모 반듯한 상를 열어보니 짝이는 전역패가 들어 있다. 역증에 담긴 사진 속 표정 뭔가 아리송하다. 장히 차가워보이는 표정이다. 아침에 샤워할 때 봤던 표정과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원 분들께 인사를 드리기로 한다. 여러 부서를 다니며 함께 했던 직원 분들께 찬 경례를 한다 "안! 전!". 박수를 보내주시고, 또 환호를 주다. 그들의 입엔 미소가 가득하고, 나도 라서 웃을 지어본다.


한 반장님이 눈을 맞추지 않으신다. 일이 바쁘신지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으시다. '일이 많으신가?' 방해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지막인지라 다가가서 말을 걸어본다. "반장님?" 나의 얼굴을 보자마자 눈에 무언가 차오른다. 그리고 떨어진다. 거운 눈물을 쏟아내신다. 미소를 지으며 "범석아, 수고했어!". 한 말씀이지만 또한 슴 깊숙이로부터 무언가 차오르는 게 느껴진다.


"수방님 즐거웠습니다!" 진심이 담긴 뜨거운 멘트를 내게 건넨다. 우리의 1년의 든 추억을 꾹꾹 담은 말인 게 느껴진다. 센터에서 함께 출동하고, 보조하고, 생활했던 우리의 모든 것들이 지나간다. 같이 칭찬받기도 하고, 혼나기도 했던 그 순간들까지도. "고맙다 진규야, 나도 너와 함께 있어서 좋았어."


가 오늘 기분 썩 좋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네요. 아쉬웠던 거네요. 떠나야 한다는 게 아쉬웠어요. 어쩌면 그걸 인정하기 싫었던 것도 기도 하고요. 내 마음속 한 켠에 자리 잡혀 있던 그 차가운 감정을 녹여주셔서 고마워요. 그리고 저를 진정으로 동료로 생각해주고, 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장님들이 있었기에 소방 생활이 의미 있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요. 거리는 멀어지지만, 는 소에서 알 된 무언가를 적용해나가고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하나뿐인 후임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소방서를 나서본다. 마치 성인이 된 후에 집을 떠나는 것처럼. 하지만 그 의미는 '쓸쓸한 가출'이 아닌 '행복한 출' 가깝다. 이제야 소방서를 등지고 나서본다.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전화가 울린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교육청입니다. 발령 관련 말씀 드리려고요"


강렬했던 소방을 남겨두고, 새 시작을 려 준다. 마지막이는 건 새로운 시작의 다른 의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