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만 남은 곳

by 새내기권선생

"불났어요! 빨리 와주세요! 빨리요!"


대형 화재 출동은 고자의 급한 목소리로 시작될 때가 많았다. 본부는 리 소방서의 대부분 차를 출동대에 포함시켰다.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사다리차, 구조차, 지휘차, 조사차까지. 우리는 모든 일을 멈추고 얼른 차에 탑승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지점에 도착하기 몇 미터 전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아주 작은 검은 재들이 차 유리창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멀리서도 빨간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게 보이고, 검은 연기가 자욱해져 하늘을 뒤덮었다. 각자의 안전 장구를 한 번 더 확인하고, 비장한 음으로 도착을 기다렸다.



대형 화재의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영화에서처럼의 사는 전혀 없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숨이 턱 하고 막혔다. 화재 전용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쾌쾌한 냄새가 마스크 사이를 끼집고 들어왔다. 리고 상당히 뜨거운 열기가 피부에 바로 느껴졌다. 불이 난 지점에서 꽤 떨어져 있었지만 여기까지 전달되었다.

"아이고 내가 죽을 때가 다 되었지. 다 되었어!" 집주인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께서는 큰 목소리로 울부짖고 계셨다. 다리에 힘이 풀린 탓에 앉아 계실 수밖에 없었다. 옆에 이웃들은 같이 눈물을 훔치고 했고, 할머니를 안아주기도 했다.

불을 끄는 모습은 전쟁을 연상케 했다.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소방관들. 무전기를 들고 본부와 연락하는 소방관들. 또 불을 끄기 위해 여러 개를 이어 놓은 호스들은 몇 개인지 수 없었다. 화재 진압 밤까지 이어졌고 물탱크의 물로만은 부족했다. 개인 산소통의 산소가 전부 소진되어 교체해야 했고, 탈수로 인해 힘들어하는 습이 보였다.

연기는 계속 났지만 다행히 불씨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장님들은 위험해 보이는 지점에 물을 충분히 뿌려주었고, 다행히도 약 5시간 만에 완전 진화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다들 장비를 벗고 자리에 앉아 말없이 물만 마실 뿐이었다.



숨을 돌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다시 현장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랜턴을 켜고 이곳저곳을 비추어보았다. 하지만 어디를 비추든 간에 전부 검은색 투성이었다. 어쩌다 보이는 가족사진은 코 끝을 찡하게 했다.

"한 번 이렇게 생긴 것 좀 찾아볼래?" 반장님의 요청으로 장갑을 끼고 뒤집어 봤다. 또 뒤집어 봤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가 없었다. 까만색으로 뒤덮이고,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단지 추정만 수 있었다. 원인마저 태워졌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게 없었다. 국 현장에 남은 건 재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