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정교사 연수' 후 얻게 된 한 가지
"선생님은 무엇을 잘하십니까?"
나를 마주 보며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지만, 결코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묻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질문은 꽤 여운이 깊어서 나는 사색에 잠겨 있었다.
'나는 뭘 잘하지?'
'내가 여태 뭐 했지?''
사실, 강사님들의 연수는 하루하루가 신세계였다. '15분 만에 수업 자료를 뚝딱 만드시는 선생님', '지구 환경을 지키기에 진심인 선생님', '개성 있는 나만의 미술 수업을 진행하시는 선생님', '흥미로운 체육 게임을 개발하시는 선생님' 등.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는 꽤 거리가 있는, 흔히 우리가 참교사라고 부르는 그런 선생님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내게 더 큰 영감을 준 것은 그들의 '열정'이었다. 강사님들이 발표하시는 모습에는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수업과 활동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업 내용들이 너무 정교해서 마치 보석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의 연구 분야에 대해 진심으로 열정을 품고 있던 것 같았다.
그들은 큰 귀감이 되었다. "어떻게 그런 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어떻게 그렇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나는 호기심에서 동경이 되었고, 꿈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그런 열정을 쏟아부으며 일하는 것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이러한 궁금증은 내 마음속에서 불꽃처럼 번져나갔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보자니, 임용 시험에 통과와 함께 졸업했고 기간제 교사로서 일상을 시작했다. 아침 8시에 학교로 출근해 수업 준비와 일과를 시작했고, 점심시간에 급식 지도를 하고 오후에는 업무를 했다. 그러던 중, 모두가 군입대 시기가 다가왔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반복되는 훈련 속에서 병영 생활을 시작했다.
제대 후 발령 소식은 예상대로 왔다. 다시 교사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학교로 출근하고 수업 준비를 하고 일과를 하는 것.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같은 길을 오며 같은 작업을 수행하는 것. 이 모든 게 내 인생의 전부였으며, 그래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며 학생들 진로뿐 아니라 내 꿈도 찾고 싶다. 교사라는 목적을 이루고, 성취감에 젖어 무미건조하게만 살아왔던 날들이 아쉬워졌다.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질지, 어디로 나아갈지를 찾는 작업부터 필요해 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나아간다면 학습하고 성장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와 성취감이 따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