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메이커 교육을 하고 있는 이유 그리고 책을 쓴 이유
학생들은 진짜 사회를 배우고 있을까? 선생님은 진짜 사회를 가르치고 있을까? 학교는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고 있을까? 이 책은 안전지대(Safety Zone)에만 머물러 있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불안한 영역(Dangerous Zone)에 스스로 뛰어드는 학생 체인지메이커, 선생님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이다.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음에도 학생들이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학생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변화의 욕구, 주인으로서의 욕구 때문은 아니었을까?
오늘을 살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이 그러한 욕구를 마음껏 표출할 만큼 우리의 교육환경이 넉넉하지 못하다. 아무리 자신의 욕구를 표출하고 싶을 지라도 우리의 학생들은 친구와의 경쟁, 점수와의 경쟁에 온 에너지를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체인지메이커들을 필요로 하는 세상을 만났다. 학교 밖에서는 변화를 만들어 가는 체인지메이커들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래교육, 혁신교육을 지향하며 학교교육에서도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역량을 키우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미 수많은 학교와 교육자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함께 하고 있다. 즉, 진짜 배움, 진짜 가르침, 진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체인지메이커 무브먼트가 시작된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한 것들은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기여와 관련되어 있다. 순수한 동기에 의해 시작된 순수한 활동들이다. 학생들은 미래의 사적인 삶을 준비하기 위해 학습을 하기도 하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비영리적이고 공적인 삶을 연습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가꾸기’위한 활동도 하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바꾸고, 가꾸기 위한 활동들로 가득 찬 학교를 세상에서 가장 큰 NGO라고 말한다. 학교를 졸업한 후 사적인 삶을 열심히 살아가더라도 학창 시절 경험한 일종의 NGO 활동이 공동체 문제에 대한 공감과 참여로 이끌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아직과 이미 사이’에 서있다. 변화를 만들기에는 ‘아직’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체인지메이커들은 ‘이미’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미’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자기 자신에게 있고, ‘이미’ 함께 꿈꾸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다. 이 책은 아직과 이미 사이에서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실천한 소박한 이야기이다. 아직 큰 변화를 만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미 소소한 변화를 실천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아직과 이미 사이에서 고민하고, 벽에 부딪히고, 나름의 해법을 발견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1부는 체인지메이커 교육에 대한 현장교사의 견해를 담았다.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무엇인지를 묻는 분들이 나름의 관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2부는 수업시간에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실천한 경험을 담았다. 수업이라는 공식적인 교육과정 안에서 체인지메이커 교육의 관점을 일관성 있게 반영하고자 노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3부는 동아리 혹은 방과 후 활동으로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실천한 경험을 담았다. 수업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게 그러나 구체적으로 활동을 지원하고자 할 때 참고가 되리라 생각된다. 4부는 학생들의 체인지메이킹 이야기를 담았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살펴보면 부족한 부분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이 장기간 특정 문제에 공감하고 행동한 이야기들이라 의미 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체인지메이킹 활동기획을 돕는 설계 카드 활용법을 안내하였다. 학생 주도의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시작하고자 하는 선생님 혹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체인지메이커 교육은 정답이 있는 활동이 아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가능하다. 이 책의 이야기들도 필자가 처한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지원과 도움을 통해 만들어졌다. 우선, 다른 학생들이 주목하지 않는 문제에서 색다른 보상을 구하며 끊임없이 도전한 학생들의 도움이 가장 컸다. 그들은 학생 체인지메이커로서 늘 많은 자극을 주었고, 교사 체인지메이커의 동력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학생 체인지메이커들의 활동에 대해 따뜻한 격려와 냉정한 조언을 해준 학교 내 동료들의 도움, 학생 체인지메이커들이 활동할 수 있는 학교환경을 만들고 아낌없이 응원해주신 교장, 교감선생님들의 도움은 체인지메이커 학교문화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또한, 사회혁신가들을 연결하고 영감을 주고 있는 아쇼카(한국), 청소년들의 체인지메이커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 유쓰망고와 오랜 벗들의 도움은 학교 안에서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하는 교육자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누구보다도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지지하는 나의 아내와 아이들, 이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촉진한 푸른칠판은 또 하나의 체인지메이커로써 함께 했다. 사실상, 이 책은 그들과 함께 쓴 이야기이다.
내가 그러했듯이 이 책을 읽은 누군가가 체인지메이커 교육, 체인지메이커 학교 문화, 체인지메이커 사회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자 할 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2019년 10월 29일
체인지메이커 여정을 시작할 누군가에게...
책의 저자 인세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양성을 위해 기부됩니다.
2020년 12월, 서울 소재의 마음공부 학사 마련 기금 조성에 기부되었고, 이후 운영지원을 위해 추가 기부될 예정입니다(운영기관: 원불교 안암교당).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5654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