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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M Jul 12. 2020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  

창덕여중 공동체의 미래학교 여정의 이야기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가진 학생들의 자아를 존중하고 꿈을 성장케 돕는 미래학교는 창덕여중 선생님들의 탐구와 실천으로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합니다. 교사의 교육적 이상과 입시 현실 사이의 어디쯤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계신 대한민국 교육자라면 꼭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창덕여중 졸업생 학부모 추천사 중에서)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직접 대담에 참여하고, 추천사를 써주신 학부모님. 나는 그분의 지지가 괜히 마음 속에 남는다. 이상과 입시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교육자의 마음을 이해해주시는 감사함 때문일까? 아니면 이상과 입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학부모님의 마음을 대신 표현한 것으로 읽혀서 일까? 어쩌면 창덕여중 공동체가 펴낸 이 책의 이야기는 교육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만들었던 '아직'과 '이미'사이의 이야기기도 하다. 자신의 수업의 개선 혹은 학교 개선을 위한 도전 경험이 있는 이라면 그 '사이'의 이야기에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이 책의 곳곳에는 그러한 '아직'과 '이미'사이가 드러나 있다. 지금은 '이미'가 되어버린 것들은 '아직'의 시대에서 고민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래학교 여정旅程

그래서 나는 미래학교 여정旅程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아직'과 '이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들의 치열한 여정.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라는 책에는 스냅샷과 같은 장면으로 묘사될 지 모르겠으나 한 장의 사진의 이면에는 많은 고민과 도전...때로는 갈등과 화해의 여정이 담겨있다. 최대한 그러한 여정을 담아보려고 노력했으나 지면의 한계로 인해, 어떤 내용들은 독자의 해석과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이 책을 먼저 읽고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은 '아직'과 '이미'사이의 험난하고도 유쾌한 여정을 각자의 시선에서 해석해주셨다.



작은 것으로부터

결국,  한순간에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굴곡진 변화의 여정을 하루하루, 서로서로 살아가는 길. 서로의 수업을 한 학기씩 학생으로서 참여하고, 수업 성찰일기를 공유하는 사람들. 각자가 꿈꾸는 미래학교를 공유하고, 실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추천사를 써주신 김태은 선생님은 이것을 '서로배움로'라고 표현해주셨다. 학교의 변화를 꿈꾸는 시대이지만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문제가 풀리는 것은 허황된 꿈이거나 정치적 구호일 수 있다. 우리는 그 여정에서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배우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보다 장기적인 안목과 구조를 준비해야 할 지 모른다. 작은 것으로부터 큰 일을 이뤄가는 천리天理의 원칙은 학교 혁신과정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이제는 실체를 이야기할 때

누구나 바라던 미래학교는 꿈으로만 존재하는가. 모두가 꿈을 말하고 있을 때, 창덕여중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우리가 꿈꾸었던 교육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제는 꿈과 희망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소소한 변화의 실체들을 이야기할 때이다. 이 책은 2014년 말부터 2019년까지 창덕여중 구성원들이 시도했던 사실에 대한 기록이자 성찰을 담고 있다. 그동안 창덕여중은 학교혁신을 교육과정, 학교문화, 학습환경의 영역으로 구분하고, 총체적인 변화를 시도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변화의 일부를 담고 있다.



 ‘모두가 함께 공들인 이야기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미래학교의 실체를 발견할 수도 있고, 일반학교와 유사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의 모든 활동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의미 없는 것은 없다. 보고서에 담지 못한 수많은 미래학교의 교육활동들이 있고 그 이면에 감춰진 수많은 교직원과 학생들의 노력들이 있다. 이 책을 집필하며 학교 곳곳에 묻어 있는 그들의 흔적을 다시 한번 더듬게 되었다. 그들의 웃음과 눈물을 떠올려 본다. 이 책은 미래학교를 만들어 간 교직원, 학생, 학부모, 교육청, 교육부, 연구기관 등의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쓰여진 것이나 다름없다. 독자 여러분은 책 곳곳에 숨어 있는 미래학교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찾고, 상상해보기를 권한다.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

무언가에 1호점을 붙인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책 제목 아이디어를 출판사로부터 받았을 때, 책의 내용이 왜곡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먼저 읽어주신 김진숙 본부장(KERIS)께서는 '대한민국 1호 미래학교'라는 명칭에 반론을 내세우기 어렵다는 추천사를 작성해주시기도 했다.


미래학교는 어느 곳에서든 존재할 수 있다. 내가 머물고 있는 학교, 내가 가장 애정하는 학교가 마음 속 1호 미래학교가 아닐까? 책 제목의 아이디어를 주신 박종훈 선생님도 같은 생각을 하시리라 생각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창덕여중은 정동길 미래학교이다. 미래학교는 각자의 마음 속에 이미 존재해왔고, 지금도 만들어 지고 있다. 나는 이 책이 모두의 미래학교를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이 책을 읽게 될 미래의 창덕여중 구성원들에게도 과거의 여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여정을 도전하는데 활용되기를 기대해본다.



다시 한번 아직과 이미 사이

분명 창덕여중의 현재 모습은 ‘아직’ 우리가 꿈꾸었던 미래학교의 전부는 아니다. 미래학교 실현에는 ‘아직’도 학교 안팎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창덕여중은 현재의 제도, 인력, 기술 등의 범위 안에서 미래학교의 모습을 ‘이미’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나타난 크고 작은 성과도 있고 ‘아직’ 못 다한 과제도 있다. 우리의 미래학교 여정은 ‘아직과 이미 사이’에서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일이며, 그 발걸음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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