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일까? 운이 좋았나? 나빴나? 열심히 살아서? 열심히 살지 않아서?
한국에서 30년을 살았던 토종한국인인 나.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부터 뭔가 영어를 잘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 이 있었던 것 같다. 아주 어린 나이에 혼자서 외국 TV에서 본 사람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내가 마치 외국인이 된 마냥 혼자 떠들어댔던 기억도 있다.
러아ㅣㄴ;ㅁㄹ어ㅏㅣㅁ;ㅓ라이;ㅁ?
왕뢰 언 마ㅣㅓㅏㅣ;ㄹ어ㅏ겨버
어린 마음에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로 대화하는 그들이 신기했거나 마냥 부러웠던 것 같다.
호주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왔지만, 영어를 제대로 익히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했다. 성인이 된 이후 다녀온 호주는 나의 좁디좁은 견문을 넓히는데 한몫을 했을 뿐, 다른 언어를 익힌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던 내가, 또다시 미국에 와있다.
이번엔 미국인들과 같이 일도 하고, 영어로 대화도 나누는 그런 삶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어찌 보면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다지 열심히 산 2-30대는 아니었다. 그저, 내 주변 사람들에 비해 안정보다는 위험을 감수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울며 겨자 먹기로 일단 주어진 삶을 살다 보니, 여기에 와 있는 것 같다.
왜 나는 더 열심히 살지 못했을까?
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명확한 목표를 향해 죽자 사자 달리는 대신, 욕심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은 삶 앞에서 계속 방향을 틀어대기만 했던 건 아닐까.
지금도 난 여전히 영어와 문화 차이의 벽 앞에 매번 좌절을 겪는다. 하지만 여전히 엄청난 노력은 하지 않는 내가 한심하면서도, 이게 그냥 '나라는 사람이구나...' 싶어 체념하게 된다.
이 회사에 들어오기 위한 첫 면접 날.
나는 정말로 운이 좋았다. 영어 면접을 통과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관련 경력을 인정받았고, 글쎄... 착하디 착했던 내 직장 동료들이 나를 실력에 비해 아주 좋게 봐주었다고 생각한다. 대답을 제대로 못했던 질문도 있었고, 할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었기에 같은 말만 반복했던 부분도 있었다.
입사 후 놀랍게도, 팀 동료들은 내가 여러 명의 후보들 중 1위였다고 했다. 흠... 왜 그랬을까? ㅋㅋㅋ지금도 의문이긴 하지만, 덕분에 미국 직장 문화를 몸소 느끼는 중이다. 그리고, 정착 초기, 미국 직장은 꿈도 못 꿨던 내가, 이직을 하게 된다면, 다음 회사도 당연히 한인회사가 아닌 미국 회사로 가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앞으로 이곳에서 겪은 깨달음과 컬처쇼크, 그리고 수많은 자기반성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려고 한다.
내 기억이여~ 다시 돌아오라!!!
*커버 이미지: Photo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