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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행복한 새해 첫날을 여는 방법

새해 첫날, 우리는 서로 이렇게 인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우리가 서로에게 빌어주는 복은 무엇입니까? 돈을 많이 벌라는 말인가요? 땅을 사라는 이야기인가요? 건강하라는 뜻인가요? 아마 그보다는 더 큰 어떤 것을 상대방에게 빌어주는 것일 것입니다.


복은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복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복을 바라고 청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복을 바라며 비는 것을 ‘기복(祈福)' 신앙이라고 합니다. 모든 종교는 기복신앙에서 시작합니다. 인간 스스로 가지지 못한 복, 자기 스스로 구원하지 못하기에 신의 은총과 사랑을 받기를 청합니다. 기도의 근본은 기복신앙입니다.


사제는 그 복을 대신해서 빌어주는 사람입니다. 하늘에서 복이 내려오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사제는 ‘빌어 먹는 것’이 본업입니다. 사제는 하늘에서 복이 내려오도록, 즉 복이 필요한 사람에게 ‘강복(降福)’하기를 기도합니다.


기복신앙은 그 자체로 괜찮습니다. 우리 인간은 모두 나약하고 하느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늘 기도해야 하고 복을 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나 자신만을 위해, 우리 가족만을 위해, 우리 나라만을 위해 기도하면 기복신앙은 변질될 수 있습니다. 이기적인 기복신앙은 사람 중심으로 변하고 하느님이 내려주시는 복을 인간이 좌지우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복이 절실한 사람들을 이용하여 복을 선전하고 팔기도 합니다.


참된 기복신앙은 '축복(祝福)'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복이 내리도록 기도해 줍니다. 축복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좋은 말, 격려하는 말, 그를 위한 기도가 축복입니다. 나만을 위한 기복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축복할 때 하느님 중심의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행복(幸福)'이란 내가 받은 축복을 깨닫고 남을 축복할 때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복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해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므로 참된 행복이란 복의 원천이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 머물 때 늘 평안하고 사랑받고 행복합니다. 그래서 신앙인은 항상 기도하는 사람, 축복하는 사람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느님께서 주시는 복을 가득 받고 이웃을 축복하며 그 때문에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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