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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부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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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향한 오리엔테이션

봄처녀의 마음

봄이다!


봄은 너무 짧고 소중해 한번만 부를 수 없으므로, 봄봄봄!


한때 보리알이 여무는 것을 보며 배고픔을 참아야 했던 시절에 '보리'를 보며 '봄'이라는 말이 나왔다고도 하지만 나에게 봄(spring)이란 모든 살아있는 것이 스프링처럼, '솟아오르고' '튀어오르는' 계절이다.


조금 있으면 땅에서는 새싹이 솟아오르고 나무에서는 새순이 돋고 동물들은 짝짓기에 몸이 달아 오르고 캠퍼스의 젊은이들은 이성에 대한 열정이 터져나올 것이다.


오늘 약학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약학대학 교목신부로 올해 처음으로 약학대학에 입학하는 새내기-말 그대로 1학년생들-와 편입생-3학년으로 편입하는 학생들-을 만나니 봄이 더 느껴졌다. 그들은 봄을 가져오는 전령이며 '봄처녀'다.


봄은 이처럼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는데 우리는 봄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가.


신입생처럼 우리도 봄을 향한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지 않을까.


올바른 길을 안내해 주는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은 누구나 필요하겠지만 특히 지금이 더 그렇다.


마음이 움츠려들고 몸이 무거울 때 봄을 향해 오리엔테이션을 해야 한다. 동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 다가오는 봄을 바라보며 웃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봄이 왔으니 겨우내 묵혀 두었던 걱정이나 미움, 두려움이나 상처는 슬며시 내려놓고 봄을 향해 달려 나가는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한 때다.




어제 주일에 수태골로 팔공산 동봉을 올랐다. 한티에서 일이 있어 짧은 시간에 정상을 올라야 했기에 서둘렀더니 두시간만에 왕복을 했고 그덕에 오늘은 온 몸이 뻐근하다.


봄으로 가득  팔공산을 튀어오르는 아이처럼 신나게 즐겼. 봄봄봄!


동봉 정상에서 찍은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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