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안팔려요
태국이 동남아에서 가장 큰 이미용 시장이다. 그러나 절대시장은 생각처럼 크지 않다. 2017년 현재 한국의 이미용시장 규모는 18조원이다. 태국은 약 5조원 내외로 파악된다. 소득격차 만큼 시장규모가 작다고 보면 된다.
태국 시장에 진입하시려 한다면 이점을 고려해야 한다. 태국은 두 개의 시장이 있다. 그것은 방콕을 중심으로 수도권 중심의 메트로방콕 시장과 그 나머지 지역이다. 이 두 시장은 기본적으로 매우 다르다. 태국의 인당 GDP가 6000불 내외지이만, 방콕과 방콕주변은 1만5천불-2만불의 고소득 시장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데 이곳의 시장 인구는 1천만에서 1천2백만명 정도며, 태국 전체인구가 6천8백만명이니 실제로 전체 시장의 20%에 못미치는 규모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여기에서 나온다. 70%에서 80%의 태국의 시장이 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지역은 인당GDP 3천불 수준의 시장이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태국 시장조사에 오신 분들은 방콕과 주변만 보시고 나서 6천8백만명의 태국시장이 모두 방콕과 같다고 잘못 결론은 내시는 경우가 많다.
내가 했던 홈쇼핑에서도 처음에 큰 착각을 했었다. 태국에서 홈쇼핑을 개국하던 초기에, 우리는 화장품이 홈쇼핑 아이템으로 매우 잘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더군다나 TV홈쇼핑을 시작했던 2012년은 태국에서 한류가 꼭지점을 찍고 있던 때라 한국 화장품이 더 잘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속출했다.
그 이후로 화장품을 비롯한 이미용 상품을 정상적으로 판매하게 된 데에는 3년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 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고객특성의 파악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우선 TV홈쇼핑에서 처음에 화장품이 잘 판매되지 못했던 이유를 탐구해보았다. 우리는 온라인 판매라는 점을 너무 간과했다. 피부에 직접 바르고 칠하는 상품인데, 태국 소비자들이 이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본 경험을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놓친 것이다.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잘 살 수 있을지도 모르는, 즉 기본적인 온라인 거래 신뢰도조차 형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는 한류만 믿고 무작정 판매를 시작했던 것이다. 태국 소비자들에게 쉽게 온라인으로 사서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있어야 했다. 그것을 우리는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이었다.
몇 가지 반성을 통해 일단 태국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시도해 볼 수 있는 가격대로 제품구성과 가격을 낮추었다. 그럼에도 직접 써볼 수 없다는 단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테스터를 적극 활용했다. 테스터를 준비할 수 없는 경우에는, 본 제품의 하나를 테스터로 활용했다. 태국 고객들에게 테스터를 편하게 써보시고 마음에 안들면 반품하라고 방송 내용과 반품 정책을 바꾸었다. 언제든지 반품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던 것이다.
그 이후에 서서히 한국산 화장품의 판매가 정상 괘도로 오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