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중국에서 사막을 만나다.

trip to Inner Mongolia #2

by INGDI 잉디

선 글에서도 소개되었지만, 나는 중국 국경절 연휴에 ‘내몽고 자치구’로 여행을 다녀왔다. 2박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잠시나마 속세에서 벗어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내몽고 여행은 내 인생에서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 더 열심히, 열심히 즐기고 왔다.


시라무원 초원에서의 일정을 마친 다음 날엔 ‘쿠부치 사막’으로 떠났다. 내 인생 첫 사막 여행. 누구나 버킷리스트에 하나쯤 적혀 있을 ‘사막 가보기’는 내 버킷리스트에도 빠지지 않고 적혀 있는데, 첫 사막 여행을 중국에서 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조금 더 어렵고 힘들 것만 같았던 내 바람이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온 것이다.


나처럼 여행사를 껴서 사막투어를 하게 되면, 사막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액티비티는 낙타 체험, 사륜 오토바이 체험, 모래 슬라이드 체험, 짚라인 타기로 구성되어 있고, 패키지 가격에 모두 포함된다.


입장권과 함께 모래 바람으로부터 신발을 보호할 천을 감싸고, 드디어 설레는 모험을 시작했다.

여기는 신기하게 리프트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눈 앞에 펼쳐진 사막. 분명히 이런 풍경은 TV에서나 보던 그림이었다. 내가 사는 곳에선 절대 보지 못할 풍경들.

그런데 사막에는 모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곳은 나무도 꽤 많이 심어져 있었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부드럽고 반짝거리는 모래사막은 아니었다.

낙타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거의 도착했을 때, 저 멀리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실루엣의 생명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낙타다!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형상이라는 게 너무 신기했다.

도착. 우리가 내린 곳에는 사막에서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다보니, 정해진 구역 내에서 여러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도록 아예 만들어 놓은 모양이었다. 사막 치고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아 그리고, 여기서 생각보다 핸드폰이 잘 터진다(물론 빠른 건 절대 아니다.)


내가 정말 사막에 왔다고 제대로 느낄 새도 없이 바로 낙타 체험을 하러 갔다. 진짜로 혹 두 개 있는 동물이구나..낙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컸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올라타기 힘든 크기였다. 앉아 있는 모습도 특이하다.

낙타에 앉아 있는 느낌은 말 위에 앉아 있는 느낌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었다. 두 혹 사이로 사람이 타는데 움직임이 굉장히 꿀렁꿀렁(?)하다.

정해진 루트로만 도는 낙타 체험은 10분도 안돼서 끝났다. 왜 이렇게 짧기만 한지. 그래도 쉴 틈 없이 사람들을 태우는 낙타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찡했다.


무사히 태워 준 낙타야, 고마워!

낙타 체험 후에는 차례대로 사륜 오토바이 체험, 모래 슬라이드 체험, 짚라인 체험이 있었다. 흔한 액티비티지만 사막에서 즐긴다는 특별함을 안고 열심히 즐겼다.

갖가지 체험들을 마무리할 때쯤 되니 해도 슬슬 지고 있었다. 사막이다보니 해가 질 때쯤이면 온도가 꽤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그럼에도 여기서 역시 해가 지는 모습을 놓칠 수는 없었다. 조용히, 멍하니 일몰을 고스란히 보고 담았다. 무엇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열심히 눈에 담고, 사진으로 담았다.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흐르고 있다는 게 야속하기만 했던 순간.



떠나기 전부터 설레고 기대했던 사막 투어. 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추억을 만들고 왔다. 적어도 중국 사막은 다시 오기 힘들 것 같으니까. 너무 관광지화 되어버린 것 같은 이곳이 안타깝기도 하면서도, 관광객들을 위해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주는 이곳이 고마웠다. 꿈만 같던 시간이었다.


다만 패키지엔 정해진 일정이 있다 보니, 아쉽게도 사막에서 밤을 보내진 못했다. 사실 내 버킷리스트에 적힌 건 정확히는 ‘사막에서 별 보기’다. 버킷리스트를 완전히 실천한 건 아니었지만, 덕분에 다른 나라 사막을 반드시 가볼 것이라는 나만의 다짐을 할 수 있었다. 거기선 꼭 별을 보고 와야지.

사막에서 남긴 순간들.


지금 돌아봐도 매 순간 특별했던 내몽고 여행. 내몽고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은 처음이기에 더 소중하고 특별했다. 이번 여행은 내가 모르는 다른 곳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더 궁금해지고 호기심 가지게 만들어주었다. 내가 바쁜 도시 안에서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낙타가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고, 또 어딘가에서는 별이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여행을 통해서 또 다른 세상을 본다. 내가 아는 세상만이 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여행을 다니면서 새롭게 인식하고 재정비해 나간다.

이번 내몽고 여행 역시 내가 그려 나가는 ‘세상’이라는 그림에 색을 입혀주었다. 다음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번외

패키지 여행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이번에 여행사를 통해 갔다온 것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가이드 님께서 수고를 많이 해주셨는데, 이 분께서 개성 넘치는 사진들을 많이 남겨주셨다. 사막 한정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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