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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ol 2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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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구의 친구 Oct 18. 2020

나는 나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김주희 님의 인터뷰

두 번째 인터뷰이는 '본인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계속해서 열심히 해나가는 열정적인 친구'로 세 번째 인터뷰이를 지목해주었다. 사전 인터뷰 질문지에서, 열정적인 순간에는 '매운맛 주희'가 나온다고 표현한 그녀. 인터뷰 당일,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그 모습에서 벌써 '매운맛'이 느껴졌다!


Q. 주희 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ㅎㅎ). 승민이가 다음 인터뷰 대상으로 지목해주어서 '친구의 친구'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텀블벅에서 펀딩도 하셨더라고요. '친구의 친구'라는 콘텐츠가 독특하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돌고 돌아서 저한테 기회가 오게 된 것이 신기했어요.                


주희 님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저는 지금 막 졸업하고 스타트업에 종사하며 홍보담당 일을 하고 있는 김주희라고 합니다.            

    

vol.2의 세 번째 인터뷰이 '김주희'님


Q. 직업으로 본인을 소개해주셨어요. 일상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가요?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기보다는 근래에 회사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보냈어서 자연스럽게 일과 연관 지어서 소개 한 것 같아요(ㅎㅎ). 저는 이번 연도에 졸업을 했고 회사생활은 4년 차가 되었어요. 2학년 때까지만 학교를 제대로(?) 다니고 그 이후에는 회사생활을 병행하면서 딴짓을 굉장히 많이 한 거죠.  어떻게 보면 회사생활 속의 나는 '부캐(부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본캐(본 캐릭터)가 20%이고 부캐가 80% 정도 차지하고 있어요.                


 승민 님이 소개하기를, 주희 님은 본인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고 했어요. 본인 생각은 어때요?     

 사실 저는 일을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일단 좋고, 매일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즐거워서 그렇게 지내오다 보니까 시간이 이만큼 흐른 것 같아요. 주위 사람들이 저를 일에 열정 넘치는 사람으로 봐주지만 내가 속해 있는 산업군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하루하루 출근해서 보내는 시간들에 만족감을 가지고 있어요.

             

 회사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의 시간들에 만족감을 느낀다니, 쉬운 말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제가 저희 회사에 항상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 회사가 하루아침에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나는 계속 여기서 일을 하겠다는 말이에요(ㅎㅎ).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움직이고 있거든요. 물론 성장하는 산업군에 속해있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크지만 그 보다는 하루하루의 생활에 대해 더 큰 자부심을 느껴요.

             

스타트업에 종사하며 홍보담당 4년 차인 김주희 님

Q. 현재 종사하고 있는 분야인, '스마트팜'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스마트팜(smart farm)이라고 하면 굉장히 광범위 하긴 해요. 농업뿐만 아니라 축산업, 어업 등 생산업 관련한 직종들에 ICT 기술들이 접목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거죠. 저희 회사는 농업에 속해있고, 그중에서도 '수직농장' 시스템 분야예요. 수직농장은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내부 환경을 자체적으로 컨트롤함으로써 외부환경(날씨, 장소 등)에 구애받지 않는 일정하고 높은 질의 상품을 계속해서 생산해내는 시스템을 말해요.

                

스타트업만의 매력이 있나요?      

 스타트업 바이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요(ㅎㅎ). 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과 아무래도 조직이 상대적으로 콤팩트 하다 보니까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팀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는, 산업의 흐름을 가장 빨리 읽을 수 있더라고요. 국내외에서 열리는 다수의 콘퍼런스에 참여하면 요즘의 트렌드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위워크 등의 공유 오피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많이 공감하시더라고요. 세상에 너무 많은 일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역으로 조급함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학생 때부터 이런 세상을 경험하다 보니 당장 눈 앞에 놓인 '취업'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 흥미로운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까요.                


Q. 주희 님이 주로 재미를 느끼는 일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나랑 완전히 다른 것! 저랑 성향이 반대인 사람 혹은 다른 학교, 다른 학과, 다른 분야에 재미를 느껴요. 건축이나 예술 등 제 영역에서 만나기 힘든 분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갑자기 궁금증이 많아지는 편이에요. 한두 시간의 짧은 만남일지라도 간접적으로 나와 다른 세상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 재미를 많이 느껴요.      

         

 새로운 자극, 인사이트를 얻는 것에 흥미를 느끼시는군요.      

 무의식적으로 그런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직감적으로 일단 그냥 너무 재미있어요. 새로 만나는 분들과 함께 있으면, 제가 홍보팀이어서 그런지 인터뷰하듯이 대화가 흘러가더라고요. 일을 하면서도 네트워킹 행사나 콘퍼런스에 참석할 때, 평소에 만나기 힘든 회사 대표분들 혹은 담당자분들과 운 좋게 식사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어요. 그럴 때도 항상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시는 것 같아요.      

 네 맞아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재고 따지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편이에요. 얼마 전에 래퍼 이영지 님이 인터뷰한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자신의 원동력은 '열등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부정적인 의미의 열등감으로 계속해서 스스로 우울해지기보다는 더욱 열심히 해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저도 '열등감'이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저는 더 단순한 방향이긴 해요. 열등감은 남들과 비교해서 자신을 보잘것없이 느끼는 감정일 수 있잖아요. 저도 제 자신이 정말 평범하고 특출 난 것도 없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나에게 기대하지 않고, 내가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필요도 없다.'라고 생각해요. 쉽게 말해 주변 눈치 보지 말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는 생각이죠(ㅎㅎ).


Q. 학생 시절,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에 주위의 반대는 없었나요?      

 물론 있었어요. 그렇지만 큰 고민은 안 했어요. 왜냐하면 저 같은 사람을 많이 만나봤었거든요. 이것저것 큰 고민 없이 해나가는 사람들이죠. 신기하게도 그런 분들은 가정환경도 비슷하더라고요. 저희 부모님은 저에게 한 번도 '해라, 하지 마라'등의 말씀을 하신 적이 없었어요. 어릴 때는 그게 무관심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제가 더 말도 많이 걸고 그럴 정도로요. 대학 원서 쓸 때도 그랬듯이, 휴학하고 스타트업에 입사하려고 한다고 했을 때도 '네가 선택한 거면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신 게 끝이에요(ㅎㅎ). 그러니 오히려 누구 탓을 할 수도 없죠. 저의 온전한 선택을 즐기고, 기대려 하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시지만,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할 때는 어때요?      

 재미없는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재미있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재미를 붙이려고 노력하죠(ㅎㅎ). 그렇지만 의미 없는 일은 정말로 못할 것 같아요. 단순 반복 업무여도 필요한 일이고 의미가 있으면 하겠지만, 오히려 주목받고 겉보기에 화려한 일이지만 내가 이일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Q. 번아웃의 경험이 있나요?      

 힘듦이 한꺼번에 몰려온 적이 있어요. 학교생활이 너무 정신없이 흘러갔거든요. 월수금은 출근하고 화목은 학교 가서 수업 듣고.. 직무가 해외출장이 많다 보니 시간표를 짤 때도 업무를 생각하면서 짰어요. 일과 학교가 끊임없이 연결되는 생활이었죠. 학교와 회사를 둘 다 다니려고 욕심을 부리다 보니 둘 다 망쳐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있었나 봐요. 스스로를 단순하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하루는 자면서 가위를 눌렸는데, 제 목소리로 저한테 막 뭐라고 하는 거예요. '너 때문이야. 네가 욕심내서 그렇잖아.'라고 하더라고요. 정신적으로 정말 여유가 없었나 봐요. 앞만 보고 달렸는데 문득 뒤를 돌아보니 많이 힘들었던 거죠. 그때는 정말 '나는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언젠가 누가 '성장 그래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하는 그래프는 중간중간에 하락하는 구간이 있어야 다음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운동을 하는 것, 작물을 기르는 것도 마찬가지더라고요. 자연의 섭리라고나 할까요? 운동을 할 때도 운동만 한다고 근육이 늘어나지는 않아요. 처음에는 잘 먹고 3-4kg를 찌운 다음에 지방을 줄여나가야 내가 원하는 만큼의 근육량을 얻을 수 있어요. 작물도 환경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길러졌을 때 더욱 맛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비슷한 개념이잖아요. 내 성장 그래프를 가까이에서 보면 그 흐름이 정체되고 있을지 몰라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상향하고 있는 흐름의 일부분일 뿐 번아웃 또한 성장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져서 잘 극복해낼 수 있었어요.       


요즘 주희 님의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해요.      

 퇴근하면서 쿠팡 이츠에서 맛있는 거 배달시킬 때..? 그 음식이 내가 생각한 그 맛일 때? 정말 행복해요. 큰 것 바라지 않아요. 여행도 특별하게 계획하기보다는 숙소만 잡아서 떠나는 편이고요. 돌아오는 비행기표는 잘 잡지도 않아요. 가서 좋으면 더 있을 수도 있잖아요(ㅎㅎ). 여행이든, 가족이든, 맛집이든 모든 것들이 다 애정이고 행복이에요 저에게.                



Q. '열정'을 주제로 한 친구의 친구들과의 만남, 어떠세요?      

 되게 재밌을 것 같은데 또 이런 사람들만 모였을 때 서로 질릴 거 같기도 하고(ㅎㅎ).. 집에 먼저 가는 분은 없지 않을까요? 실제로 친구에 의해 친구의 친구와 친구가 된 경험이 있고요. 사실 저한테는 '재미'가 중요해요. 친구의 친구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누구든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어요. 아, 그리고 친구의 친구 콘텐츠를 통해 저랑 다른 산업군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뭔가요?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저부터, 진심이 아니면 말을 잘 못하거든요(ㅎㅎ). 없는 말 잘 못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주변에서 저한테 서운함을 느낀 적도 많겠지만 저는 항상 솔직하니까 제가 하는 말은 '진실'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더라고요. 오히려 솔직하게 소통하는 게 서로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열정적인 사람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자신한테 주어진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이것저것 활동적으로 여러 가지를 한다고 해서 그게 열정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본인의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 열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열정이 외적으로 표출될 수도 있고 내적으로 계속해서 발산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항상 '애정'의 개념으로 생각해요. 내 생활, 내 일에 대해 소중함을 알고 쉽게 들뜨지 않고 묵묵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열정적이지 않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열정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들? 누구나 상대적으로 가진 것과 가지지 못한 것이 있을 텐데 항상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도 함께 기가 빠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저렇게 하기 싫은 일을 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얼마든지 다른 일이 있을 텐데 왜 도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죠. 오히려 차 한잔을 타 먹더라도 그 가치를 알고 행복을 아는 사람이 본인의 삶에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Q. 꼭 열심히 살아야 할까요?     

 열심히가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는 해야 한다라고 막연히 생각은 하지만 꼭 지금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열심히 해야 할 때가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에요.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의무적으로 보여주기 식으로 할 바에는 편하게 쉬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쉬는 것도 용기잖아요. 스무 살 때부터 어디엔가 출근을 해야 했고, 쉴 때도 토익학원이라도 다녀야 할 것 같고 그랬거든요. 의무감에 다녔던 것 같은데 그 시간에 차라리 여행을 갈걸 그랬어요. 요즘엔 쉴 때 아무것도 안 하고 남들 신경 안 쓰고 본인의 세상에서 조급하지 않게 마음 편히 쉬는 쿨한 성격도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히려 열심히 쉬는 사람이 부러워요. 그런 사람들이 뭘 하든 더 잘할 것 같아요.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고!      

          

또래의 친구의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ㅎㅎ)!

 세상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요. 큰 욕심을 버린다면 어느 정도 내가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죠. 언제든지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도 너무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한정된 옵션 속에서 스트레스받으면서 살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친구, 연인, 가족. 그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 우리는 갖은 노력을 한다. 좋아하는 음식을 대접하고, 취향을 파악하고, 기분 좋은 선물을 준비하면서까지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오늘 하루도 사랑을 표현하느라 수고했다. 그런데 정작 나를 열렬히 사랑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내게 주어진 오늘의 순간을 소중히 다루었나 돌아보자. 그렇지 않다면 내일은 좀 더 나를 위해 노력하자.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김주희 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2020.10.18

vol.2 김주희 님의 인터뷰

글/ 친구의 친구

 @friend__of__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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