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말했던 SNS에 얽매이게 되는 과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맨 위의 원인에는 바로 한국인의 특성, 과시와 허세가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건 나 개인의 생각을 작성한 것이니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면 이 글을 지울 수도 있겠다.)
나 자신도 물론 한국에서 나고 자란 뼛속까지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런 마인드가 은연중에 스멀스멀 올라올 때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도 하고, 나 또한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신경을 쓰고 욕심을 부릴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한국인은 무엇 때문에 허세를 부리고 과시를 할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체면을 중요시하는 문화였기에, 자연스럽게 그 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와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됐다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맞다. 그게 맞는 말인 것 같다. 단 몇십 년, 또는 몇백 년 정도의 짧은 역사로 이러한 현상이 만들어졌을 것 같지는 않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명품 판매가 가장 잘 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래서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우리나라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우리나라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기분이 좋을 수도 있겠으나,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리 명품으로 치장하는 것에 힘을 쏟는가 싶은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게 또한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라니.
또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이 있다. 바로 가계대출이다. 가계대출이 높은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집 마련과 관련된 비용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집을 살 때, 대부분 대출을 많이 받아서 산다. 가계대출 중 집과 관련된 대출 비율이 아마 가장 높을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차량비용 또는 여러 가지 생활비 등등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다. 가계대출이 높은 이유도 사실 따지고 보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 과시와 허세를 중요시 여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 때문이다. 자기의 현재 형편에 맞게 작은 집에 살아도 되는데, 사실 그렇게 보이기는 싫으니 자기가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돈 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아 더 좋은 집을 사려는 것이다. 차량도 마찬가지.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것을 다 좋은 것으로, 남들 하는 만큼은 다 갖춰놓으려다 보니 가계대출을 아주 많이 받게 된다. 빚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보니 가정을 이루고 싶은 청년들은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결혼을 미루게 된다.
이래서 우리나라의 결혼율이 점점 더 떨어지는 게 아닐까?
이래서 우리나라의 출산율도 점점 더 떨어지는 게 아닐까?
결국 이렇게 까지 연결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결혼과 출산율이 낮은 이유도 (물론 다른 여러 가지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결국 한국인의 특성인 과시와 허세, 즉 보이는 것을 중요시하는 현상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물론 이런 욕구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사람의 심리라고 볼 수도 있여다. 그런 심리로 인해 자본주의가 돌아가는 것처럼. 하지만 뭐든지 과한 게 문제가 된다. 우리는 한 번씩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 자신이 보이는 것에 치중하면 할수록, 그저 한편에서 평온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나의 현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늘 현실과 로망 그 사이 어디쯤을 왔다 갔다 하며 살고 있다. 그 사이에서 중심을 가지고 나의 마인드컨트롤을 잘하며 살아가는 것이 나의 행복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