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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Feb 05. 2021

내 맘대로 골라본 차기 대통령 감

대선 삼웅과 마이너리거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 월요일까지이다. 공직선거법 제34조 1항 1호에 따라 그 만기 70일 이내 첫 수요일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에 따르면 2022년 3월 2일이나 34조 2항에 따라 선거일 전일이 삼일절과 겹치는 관계로 한 주 뒤인 3월 9일 선거가 치러진다. 이제 396일 남았다. 1년 약간 남은 것이다. 내년은 임인년. 음양오행으로 보면 목이 수를 끌고 오는 형상이니 검은 호랑이겠다. 대한민국은 음양오행으로 을목이니 물은 반갑고 나무는 뿌리가 되어주니 든든하다. 대한민국의 국운이 바야흐로 호랑이처럼 치고 오르는 문자 그대로 국운 융성의 기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통령 중심제 정치 제도에서 대통령은 장관, 법관, 검사와 급이 다른 존재이다. 권력의 정점이다. 그런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먼저 권력 의지(Wille zur Macht)이다. 그리고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시대정신이다. 이 세 가지가 제대로 맞아떨어져야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이를 기준으로 자천타천 차기 대권 후보로 회자되는 인물들을 내 맘대로 평가해보고자 한다.     


현재 차기 대선 후보 삼웅의 모습이 이미 그 윤곽을 드러냈다. 바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당대표, 그리고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그 가운데 이재명 지사가 독보적이다. 2월 4일 발표된 4개 여론조사기관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27%,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14%, 윤석열 총장의 지지율이 9%로 세 사람을 합쳐 정확히 50%가 되었다. 그리고 2,3위를 합쳐도 이재명에 뒤진다. 대세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재명이 권력의지? 물을 필요가 없다. 앞에 소개한 글에 나온 대로 그는 이제 할 일이 정치밖에 없다.


 최근까지 보여주는 그의 행보는 정확히 내년 3월을 지향하고 있다. 그의 능력? 이미 성남 시장과 경기도지사로서 보여준 능력은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마저 인정하고 있다. 그럼 시대정신은? 현재 그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는 이유는 국민들의 바람을 알아채고 적극적으로 채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바람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바람 앞의 풀잎과 같아서 언제 변할지 모른다. 그런데 대통령은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그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을 시대정신을 통찰하고 그것을 따라만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앞서서 이끌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아직 이재명이 보여준 것이 없다.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이낙연 대표는 어떤가? 역시 앞의 글에서 설명한 대로 이낙연은 작년에는 분명히 대세였으나 이제 지는 해의 형국이다. 물론 4.7 보선에서 서울과 부산을 동시에 석권하는 경우 기사회생을 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로또를 산 심정일 것이다. 그의 권력의지는 어떤가? 불확실하다. 자천타천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몸을 지나치게 사리는 모습에서 권력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능력은? 21년 동안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면서 동교동계와 인연을 맺어 결국 2000년 전남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어 4선을 연임했다. 그리고 2014년 전라남도지사에 당선되고 2017년에는 국무총리에 오르게 되었다. 정치가로서 깔끔한 이력이다. 그러면 시대정신은? 이낙연의 최근 행보를 보면 시대정신을 읽는 데 서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정타가 바로 사면 논의이다. 전라도 출신의 한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이낙연이 경상도와 보수층을 의식하여 사면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시기가 맞지 않았다.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되었다. 보통 기자들이 사회가 돌아가는 분위기 파악에 탁월한 감을 보이는 데 아마 기자직을 그만 둔지 너무 오래되거 감각이 무뎌진 것으로 보인다. 좀 더 분발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총장은 어떤가? 그의 권력의지? 글쎄다. 그가 스스로 말한 대로 권력에 대한 의지가 없다. 검찰에서 자랐고 검찰에서 공직 생활을 마감할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아니라 조직, 곧 검찰에 충성하는 모습을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래서 그의 정치가로서의 능력을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그의 입지가 애매하다 현직 대통령이 임명했으니 현 정권의 사람이지만 여론에서는 자연스럽게 야권 주자로 이야기된다. 그 자신은 이에 대하여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음에도 말이다. 시대정신은? 이것도 애매하다. 그가 시대정신을 읽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누가 비교한 대로 그는 법조계의 인물이기에 과거 이회창처럼 대쪽의 모습만 보여줄 뿐 시대정신을 읽고 선도하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위의 조사에서는 나머지 안철수부터 김종인을 포함한 마이너 리그에 속하는 이들의 지지율을 다 합쳐봐야 14%이다. 없다가 25% 모르겠다와 무응답이 10%였다. 다른 여론 조사와 결과가 대동소이하다. 안철수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대선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서울로 방향을 틀었지만 그마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김종인? 기적으로도 안 될 것이다. 홍준표? 흔히 선거철만 되면 기자들의 입에 회자(膾炙), 곧 문자 그대로 술집에서 안주 삼는 이른바 ‘삼홍’ 가운데 한 사람 아닌가? 곧 홍준표, 홍정욱, 홍석현 삼홍 가운데 가장 정치 경력이 많지만 이제 그의 모래시계는 멈춘 지 오래다. 홍정욱? 딸의 마약, 그것도 최악의 마약인 LSD를 대량으로 밀반입하다 걸린 것은 정치 생명만이 아니라 인생 자체의 치명타이다. 재기가 불능할 것이다. 홍석현? 늘 카더라 통신에서 거의 숨은 실력자로 킹메이커인 것처럼 저잣거리의 주막에서 안주감이 되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가 1년여 남은 이 시점에서는 소설에 가깝다.      


사실 위의 세 사람 가운데 윤석열 총장의 입장이 가장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야당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총장이 여당의 경선에 참여하면 필패의 형국이다. 그렇다고 과거 자신과 악연이었던 야당으로 가기도 애매하다.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으나 한국의 보수적인 정치지형에서 신당이라 해도 여도 야도 아닌 후보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만약 윤석열 총장이 정치에 뜻을 두고 대선 패배를 훈장으로 삼을 각오가 있다면 승부를 걸 수도 있다. 그러나 원리원칙주의자인 그의 성품에서 그런 정치적 감각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야당의 처지가 답답한 상황이니 윤석열 카드를 도저히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이너 리그에서 나란히 선두를 달리는 안철수와 홍준표가 각각 4%, 오세훈이 2%이다. 나머지는 1%대이다. 상대가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희망을 거는 것은 25%의 지지 후보가 없다는 계층과 모른다는 계층 10%이다. 매우 비참한 상황이다. 정치는 여론의 관심을 먹고사는 생명체이다. 그러니 관심 밖의 패를 가지고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윤석열 총장은 그래서 야당에 훨씬 유리한 카드이다. 그러나 그가 마냥 안심하고 들어갈 수는 없다. 윤석열 총장은 평생 검찰에서 뼈가 굵은 사람으로 국화의원은 물론 일반 공무원 경험도 없다. 이른바 정치와는 무관한 사람이다. 그러니 야당에서는 어찌 보면 계륵과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윤석열 총장의 입장에서 보아도 야당을 선택하는 것이 간단치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 산술로 계산해 볼 때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을 합친 41%와 부동층 가운데 9%p 이상을 끌어들인다면 야당이 누가 나오든 차기 대선도 확정시킬 수 있으니 여당이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그런 데다가 요즘 야당이 계속 설화를 일으키며 자충수를 두고 있다.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거라는 주장, 여당을 상대로 하는 가이드라인,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VIP 소동 등 끝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지지율도 도무지 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보수 언론의 적극적인 지원도 별무 효과인 상황이다.

     

북풍도 별무소득인 상황에서 대선은 이제 국내 이슈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일단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이 되었고 북한도 치고 나갈 특별한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국민들의 의식이 성숙하였다. 특히 사회의 중심 세력인 40-50대가 대부분 1987년의 6.10 민주항쟁과 2017년의 촛불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 사태로 국가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히 올라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이 바라는 차기 지도자의 자질은 무엇일까?

     

한국정치에서 늘 중요한 이슈가 되어 온 것은 물론 경제 문제이다. 그에 못지않은 것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으로 안보 문제이다. 그리고 지역 갈등도 영구 미제로 남아있다. 끝으로 문제인 정부가 계속 노력을 기울여 온 적폐 청산 문제도 남아 있다. 지금 떠오르는 인물들 가운데 이런 문제에 대하여 확실한 답을 내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본격적인 선거에 들어가서 선거 공약에 내세울 문제들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말이다. 올해 여름쯤 되면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이다. 이슈 선점과 시대정신을 읽는 감각을 누가 더 잘 보여줄지 아직은 지켜보아야겠지만 이미 어느 정도 대세는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는 수성이냐 역전이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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