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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얼굴이 천재 관상인 '원숭이상'”이라고?

관상을 안경으로 고칠 수도 있으나 언행으로 드러나는 심상이 더 중요하다.

by Francis Lee

사정이 어찌 되었든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의 명함으로 국민의힘의 실질적인 당대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 관리를 위해 원포인트 세이브 정도의 역할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권력의 최측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2인자의 자리를 차지한 자가 그리 호락호락하게 일회용 반창고가 되어 있다가 토사구팽이나 당할까? 인간의 마음은 알 수 없는 법이다. 한동훈이 언제 주군을 배신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없기에 오래전부터 점이나 관상으로 상대방의 속을 들여다보려는 술수가 발달해 왔다. 특히 윤석열 정권은 들어서기도 전부터 그 주변에 도사들이 날뛰는 일이 심해졌고 다름 아닌 김여사도 자기 스스로 신기가 있다고 고백한 바가 있다. 그래서 대화를 나눈 <서울의 소리> 이명수의 손금까지 봐주었다. 그 당시 김여사는 이명수가 ‘밤일 잘한다!’라고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서 큰소리쳤다고 한다. 그런데 김여사는 그런 점은 볼 줄 알면서 자기가 이명수에게 두 번이나 당할 것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나 보다. 그만큼 점이나 관상은 미신이다.


그런데도 천하의 <조선일보>가 한동훈의 관상을 기사에 실었다. <월간조선>의 최우석이 쓴 “한동훈은 천재 관상인 '원숭이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링크: https://m.monthly.chosun.com/client/mdaily/daily_view.asp?idx=15096&Newsnumb=20220415096)


“이재명 윤석열 부부를 모두 만나 화제를 모았던 관상·풍수 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 한 검사장에 대해 "원숭이 관상"이라면서 "원숭이는 영장류 중에서도 지능이 매우 높은 동물이다. 학습능력도 뛰어나다. 인간도 '원숭이상'을 지닌 사람은 명석하다. 천재 중에는 원숭이상이 많다. 두뇌 회전이 남달라 공부에 일가견이 있고, 도구나 손을 사용한 일에도 능력을 발휘한다. 한동훈도 어렸을 때부터 영재 소리를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 "한동훈은 쉽게 죽지 않는 '원숭이상'이다. 지혜롭고 상황파악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디를 밟으면 숨겨둔 지뢰에 발이 날아가는지 구분하는 안목을 지니고 있다. 현재는 맹수에 쫓긴 원숭이처럼 나뭇가지 끝에 간신히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격이다. 추락하기 일보 직전이다. 그러나 조만간 나무 중심부로 돌아와 숲을 활보할 가능성이 높다." ... 원숭이는 쉽게 잡히지 않는다.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원숭이를 잡으려면 어지러운 나뭇가지와 나뭇잎 사이를 정확히 조준해야 한다. 평야에서 생활하는 동물들과는 다르게 사냥이 어렵다. 게다가 원숭이는 머리가 좋고 지혜롭다. 사냥꾼의 기척이 느껴진다 싶으면 근처에 얼씬하지 않는다. 덫을 설치해 잡으려 해도 소용없다. 먹잇감을 놓고 함정으로 유인해도 쉽게 걸려들지 않는다. 낌새가 이상하다 싶으면 덫 근처에 가지 않기 때문." ... 백 교수는 "한 검사장의 이름 '동훈(東勳)'을 성명학으로 풀면 '나라에 공을 세운다'는 뜻"이라면서 "東은 동서남북의 하나다. 즉 세상의 1/4을 상징한다. 그만큼 거대한 범위를 나타낸다. 어느 집단이나 조직에서 큰 공을 세우는 인물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름"이라고도 했다.”


뭐 <조선일보>가 할 말이 뭐가 있겠냐 싶지만, 한동훈이 원숭이상인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12간지 가운데 원숭이는 꾀를 대표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한동훈의 사주와 관상을 보는 콘텐츠가 차고도 넘친다. 그리고 대부분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거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다. 어차피 인간과 세계의 미래를 족집게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상쟁이들의 주장 가운데 웃고 흘려들을 수도 있지만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안경이다. 다음은 관상쟁이들이 하는 말을 요약 정리해 본 것이다.


한동훈의 관상에서 가장 거슬리는 것이 안경이다. 사실 정치가 가운데 안경 쓴 사람이 성공을 거둔 경우는 거의 없다. 관상학적으로 안경은 눈에서 나오는 기를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동훈처럼 산근이 약한 관상에서는 안경이 보완재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안경은 기를 막는 기능을 해서 결국 운기의 흐름도 방해한다. 한국의 대통령 가운데 안경 쓴 사람은 문재인이 유일했다. 최규하도 안경을 쓴 경우에 해당되지만 허수아비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대권을 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노무현과 맞선 전두환이 정권을 잡고 나서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안경이 오히려 그의 운을 막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회창도 안경으로 망한 케이스다. 15~17대까지 내리 3패를 당했다. 그를 이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은 모두 안경을 안 썼다. 안경 쓴 이재명도 안경을 안 쓴 윤석열에게 패했다. 우연이지만 한국 헌정사에서 안경 쓴 대통령이 ‘정상적인’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말이다.


문재인은 18대 때 박근혜에게 지고 사실상 보선으로 치러진 19대에서도 간신히 이겼다. 문재인의 경우는 실질적으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 소수 당선자였다. 강력한 경쟁자인 홍준표도 안경을 쓰고 있었기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권은 지지율과는 달리 5년 내내 다사다난했다. 게다가 지금 죽을 쑤고 있는 윤석열 정권 등장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는 이재명과 한동훈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이낙연은 스스로 무너지고 있기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한국 정치사에서 전라도 출신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는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정동영이 그 진실을 몸으로 증명한 바가 있다. 게다가 차기 정권이 시작하는 2028년에는 이낙연이 75세가 된다. 그로부터 5년 후면 80세다. 정치판에서 초고령자다. 조용히 물러나 손자나 보는 것이 더 이상 욕을 안 먹는 일이 될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도 홍준표 유승민이 그나마 이름값을 하고 있고 무엇보다 오세훈이 정중동의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감생심이다. 무엇보다 조직과 돈이 없다. 그리고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기에 여권의 지지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서울 시장을 스스로 차버린 과오는 영원한 족쇄가 될 것이다.


결국 차기 대선은 묘하게도 안경 쓴 두 사람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국이 말 한대로 내년 총선에서 탄핵 정족수인 200석 이상을 야권이 차지하고 2024년 말에 윤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 비상시국이 되어서 또 다른 보궐 선거가 치러지면 이재명, 한동훈 2파전이 될 수밖에 없다. 두 안경잡이 가운데 과연 누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하겠지만 일단 안경이 제한 요소가 되는 해석은 사라지게 된다. 둘 다 안경을 썼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인제 와서 이재명과 한동훈이 안경을 벗고 콘택트렌즈를 사용한다고? 아니면 더 나아가 라식 수술을 받는다고? 그런 것은 의미가 없다. 마치 성형수술을 하고 개명까지 하여 완전히 다른 얼굴을 지닌다고 해도 본질적인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안경을 써왔으면 안경을 쓴 채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 더구나 산근이 약한 한동훈은 안경을 벗으면 치명적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니 말이다.


여기까지가 이른바 '관상쟁이'들이 말하는 대권과 관련된 ‘안경론’이다. 물론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지만, 현재 한동훈이 착용하는 커다란 검은 뿔테 안경은 한동훈의 관상을 깎아 먹는 기능을 한다. 과거 그가 고등학교 대학교 검사 때 착용한 안경이 가는 금속 테에서 가는 갈색 뿔테였다가 지금의 굵은 검은색 뿔테로 바뀌었는데 한 번 더 바꿔야 할 것 같다. 산근을 가리되 얼굴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말이다. 대권을 잡고 싶다면 이승만처럼 손금도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가 아닌가? 사주도 가짜를 여론에 뿌려대고. 그러니 한동훈도 뿔테 안경을 바꾸는 것은 일도 아닐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동훈이 개운을 하고 싶다면 안경이 아니라 말투와 태도를 먼저 바꾸어야 한다. 현재 한동훈의 언행을 보면 전혀 권위가 없다. 말을 서둘러하고 발음도 불명료하고 말할 때 진중함이 전혀 없다. 급하면 흥분하여 말을 더듬기까지 한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아무 말이나 막 던진다는 인상을 준다. 정치가는 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군중의 대부분은 그 정치가의 말과 태도를 보고 호불호를 결정한다. 그의 정견이나 정책을 깊이 분석하고 논리성과 타당성을 검토해서 지지자를 택하는 국민은 사실 많지 않다. 그러나 한동훈이 대권을 노리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얼굴만이 아니라 몸가짐 그리고 무엇보다 말에 대권을 잡을 만한 정치가로서의 무게를 더하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훈련만큼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안경일 것으로 보인다. 커다란 검은 뿔테 안경은 대권을 노리는 정치가가 아닌 그저 백면서생의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워낙 얼굴색이 하얀 한동훈이기에 검은 뿔테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뭐 관상 사주 손금이 다 미신이니 안 믿으면 그만이기는 하다. 그러나 전에 말한 대로 국회의원은 노력으로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은 천운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천운에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로마제국의 통일을 이루고 기독교 신자가 지하에서 나와 공개적으로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한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는 지독한 기독교 신자인 아내의 말을 듣고 마지못해 기독교를 믿었지만, 죽을 때까지 개종하지 않고 로마의 여러 신을 믿고 제사를 지냈다. 정적을 물리치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지만, 어떤 신의 도움으로 자기가 황제가 되었는지 확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천운은 인간의 지혜로는 알 수가 없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박해했다면 정적을 물리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과연 그것이 필연적인 원인이었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안경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한국에 20대 대통령이 나왔지만, 안경 쓰고 당선된 경우는 문재인이, 그것도 실질적인 보선에서 단 한 번 있었으니 확률을 보아도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동안 버릇으로 굳어진 한동훈의 가벼운 언행은 쉽게 도치기 어려우니 우선 안경을 바꾸어 인상을 부드럽게 하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겠다. 아니면 아예 이 기회에 안경을 벗든지. 한동훈의 머리가 너무 수북하여 이마를 가리는데 이는 관상학적으로 매우 안 좋은 헤어스타일이다. 윤 대통령도 검찰총장이나 후보시절에는 머리로 이마를 가렸는데 당선 후에는 이마를 완전히 드러내놓고 다닌다. 심증이기는 하지만 관상쟁이의 충고를 듣고 난 변화라고 생각된다. 정치가는 이마를 가리면 안 된다는 고전적인 관상학의 격언이 적용된 경우이니 말이다. 이마는 최대한 ‘까야지’ 정치적 운이 좋아진다. 실제 정치적 업적과는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이마를 가리면 본래 가진 운도 사라져 버린다. 관상학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니 한동훈도 운을 좋게 하고 싶다면 머리를 단정히 짧게 깎고 이마를 훤하게 드러내야 할 것이다.


뭐 지금까지 일요일 아침에 그저 웃자고 한 소리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도 좋은 이야기를 해 보았다. 정치판이 너무 소란하니 잠시 머리를 식히자고 말이다. 그러나 총선에 이어 대선이 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으니, 정치판을 더욱 주의 깊게 들여다보아야 할 모양이다. 특히 윤석열 정권을 이어서 다음 대권을 잡고 이 나라와 국민을 이끌고 갈 가능성이 높은 두 사람이니 더욱 그들의 행동거지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어서 안경까지 걸고넘어지게 된다. 너무 오지랖을 떤 것 같다. 대설 이후 많이 녹았지만 아직 좀 남은 눈 구경이나 하러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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