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장 후보라는 안창호라는 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뜬금없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동성애는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이란다. 이 뭔 X소린가 해서 기사를 보니 더 기막힌 이야기를 한다. 진화론을 틀렸고 창조론이 맞단다. 내가 독일에서 10년 넘게 공부해서 명색이 신학박사이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독일 신학자를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 성인도 일찌감치 진화론의 과학적 타당성을 인정한 바가 있다. 그런데 안창호가 창조론과 진화론을 대립시키는 망발을 하고 나섰다. 안창호가 요한 바오로 2세 성인보다 더 똑똑하고 신앙심도 더 깊다는 말인가? 하도 기가 막혀 내가 지극히 존경하는 도산 선생님의 함자와 같은 이름의 안창호의 이력을 뒤져보니 ‘번쩍번쩍’하다.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사시 합격, 검사, 헌법재판관... 한국의 그 잘난 엘리트로 손색이 없다. 그런데 세금으로 가는 해외 출장에 아내 동반하고, 아들에게 자기 집을 싸게 넘기고... 등등의 이력도 빠지지 않는다. 그래 역시 한국의 그 잘난 엘리트 대열에 들만한 자다.
그런데 그런 자가 뜬금없이 창조론 vs. 진화론 논쟁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를 보고 더 조사해 보니 박근혜 탄핵 때 성경 구절을 인용했단다. 관련 기사를 인용해 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사건 결정문에서 안창호 헌법재판관이 성경 말씀을 인용했다. 안 재판관은 보충의견에서 아모스 5장 24절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를 인용하면서 "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라고 밝혔다. 안창호 재판관은 "미래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헌법적 가치와 질서의 규범적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해당 구절을 거론했다. 또 이사야 32장 16-17절 '그때에 정의가 광야에 거하며 공의가 아름다운 밭에 거하리니 공의의 열매는 화평이요 공의의 결과는 영원한 평안과 안전이라'도 참조했다.”(참조: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298283)
이제 알겠다. 전형적인 한국 개독교 신자의 어투가 그대로 묻어나는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안창호의 지식수준을 알겠다는 말이다. 사실 창조론과 진화론은 그 번역부터 잘못된 용어다. 진화론은 영어로 theory of evolution이고 창조론은 doctrine of creation이다. 다시 말해서 진화론은 ‘과학적’인 검증을 거친 이론이라는 말이고 창조론은 기독교가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교리라는 말이다. 한국말로 ‘론’으로 번역한 것은 오역이다. 정확히는 창조교리가 맞는 번역이다. 곧 이 세상에서 오로지 기독교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유대교만 주장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한국말로만 보고 두 개념을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고 있는 안창호의 지식수준이 애처로울 뿐이다. 사실 창조론은 기독교의 독점물도 아니다. 많은 종교와 신화에 창조론이 나온다. 그런데 한국의 개독교 광신도들은 자기들이 내세우는 창조론만 옳다고 난리 부루스를 춘다.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다른 나라 기독교 신자들 가운데 기독교식, 아니 유대교식 창조론에 목숨을 거는 자들은 소수다. 그런데 한국 개독교만 이 모양인 것이다.
다윈을 중심으로 한 일군의 과학자들이 진화론을 제기했을 때 기독교는 문자 그대로 난리가 났었다. 오히려 과학계는 그 당시에도 차분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독교계가 그 당시 난리를 피운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무너지고 있던 교회의 권위가 진화론으로 무너지게 된다고 겁이 나서 호들갑을 떨 수밖에 없었다. 이미 갈릴레오의 ‘지동설’로 혼이 난 기독교가 이제 ‘진화론’으로 K.O. 당한다는 패닉에 빠졌던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후 19세기에 들어서서 기독교는 몰락의 길에 들어섰다. 그래서 나를 가르친 독일의 교회사 교수님의 말씀대로 유럽의 기독교는 이미 게토화 된 지 오래다. 미국의 기독교 근본주의가 하도 설쳐대면서 정치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략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미국의 기독교도 이미 사양길에 접에 들었다는 진단이 내려진 지 오래다. 사람들이 교회에 안 나간다. 퓨 리서치 센터의 여러 통계 자료를 보면 이런 사실이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증명된다.
그런데 함석헌 옹이 갈파한 대로 기독교의 쓰레기통이 된 한국에서만 여전히 기독교 근본주의의 아류인 ‘개독교’ 목사와 광신도들이 18세기 이후 서양에서는 이미 폐기된 창조론 진화론 논쟁에 빠져 있고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있다. 유럽의 기독교계에서 동성애를 결사 반대하는 신부나 목사를 본 적이 없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런 개독교를 볼 때마다 이거 ‘무슨 X소리야!’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한국의 개독교는 이른바 made in U.S.A.다. 곧 100% 수입품인 것이다. 그런데 중국 속담대로 귤이 하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한국의 개독교는 전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인 형태로 왜곡되어 바이러스처럼 사회를 좀먹고 있다.
그런데 그런 개독교의 theory가 아닌 doctrine에 물든 자가 이제 국가인권위원장이 되려고 한다. 아내를 사실상 불법으로 세금을 들여 해외 여행시키고 아들에게 싼 값에 자기 집을 넘긴 자가 이러고 있다. 가슴속에서 열불이 안 날 수가 없다. 윤석열 정권에서는 이런 ‘똥파리’들만 날아다니게 되어 있다는 말인가? 우리 국민이 정말 재수가 더럽게 없는 모양이다.
학문적으로 창조론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신학계에서도 문자 그래도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서 창조론은 기독교의 것이 아니라 유대교의 것이다. 그리고 유대교에서도 근본주의자 말고는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믿지 않는다. 그저 신화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리고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도 순수 유대교의 것이 아니라 그 당시 팔레스티나 지역에 널리 퍼진 여러 신화를 모은 책에 불과하다. 그런데 한국 개독교만 유난히 축자주의 곧 성경에 나온 내용은 일점 일획도 오류가 없다는 독선적인 고집을 부리고 있다. 구약은 유대교의 경전일 뿐이다. 신약만이 기독교의 문헌이다. 그럼에도 4세기부터 기독교가 경전을 만들면서 지들 맘대로 남의 종교인 그리고 기독교가 혐오하던 유대교의 경전을 가져다가 '구약'이라고 이름 붙이고 자기들이 모은 문서를 '신약'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마치 유대교는 낡고 오래된 것이고 기독교는 신상이나 되는 듯이 말이다. 게다가 저작권 위반까지 하면서 그랬다. 유대교는 단 한 번도 자기들 경전인 그들이 타나크라고 부르는 경전을 기독교가 맘대로 가져다 쓰라고 허락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 구약과 신약에 나온 내용에는 역사적으로 과학적으로 오류인 것이 대단히 많이 들어 있다. 특히 구약은 유대교과 유대인의 역사를 과도하게 미화하느라고 거짓에 가까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도 많이 들어 있다. 신약도 별다르지 않다. 당장 신약의 제1권인 마태복음의 1장에도 오류가 나온다. 예수의 족보가 잘못 나와 있는 것이다. 요한복음 같은 경우는 여러 사람이 편집해서 문장이 어색할 정도다. 논리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개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이런 기독교의 성경이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았다고 큰소리친다. 원래 무식하면 용감한 법 아닌가? 구약과 신약은 히브리어 그리스어로 쓰인 책이다. 그리고 그것을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역이 발생했다. 근대 이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도 오역과 의역이 자주 발생했다. 한글 성경 번역도 교파에 따라 입맛에 맞게 번역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책에 나온 내용만 가지고 창조론이 옳고 진화론이 틀리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신실한 기독교인이라고 자부한다. 이게 미친 거 아니고 뭐가 미친 것인가? 이미 기독교의 탄생지인 유럽에서는 이성적인 사람 가운데 누구도 주장하지 않는 것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도대체 한국은 외국의 어떤 사상이라도 들어오기만 하면 이렇게 귤이 탱자가 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땅이 나쁜 것일까? 아니면 풍수가 안 좋은가? 아니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이상한가?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예수는 단 한 번도 자신을 숭배하는 교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물론 베드로를 반석으로 교회를 세운다고 한 구절은 성경에 나온다. 그러나 이 교회는 신약의 원본 언어인 그리스어로 보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빨간 벽돌이나 콘크리트로 으리으리하게 지은 건물이 아니라 ecclesia, 곧 모임이다. 예수를 따르는 자들의 모임을 만들겠다는 말이었다. 더구나 이 구절의 친언성에 대한 의심이 학문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곧 예수가 이 말을 한 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성경 여기저기를 보면 예수는 늘 베드로에게 불만이었다. 무식해서 자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형벌을 받을 때도 도망가서 곁에 없었다. 그런 신앙심이 부족하고 무식한 자를 기독교 설립의 주춧돌로 삼는다고? 말이 안 된다. 역사적으로도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사람은 예수의 동생인 야고보다. 베드로가 아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가 베드로를 강제로 제1대 교황 자리에 올려놓으면서 베드로의 지위가 '으뜸 제자'의 권위를 지닌 것이 되어 버렸다. 예수는 단 한 번도 베드로가 으뜸 제자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도 인간이 맘대로 서열을 정한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그것은 전통이 되어버렸다. 예수의 동의도 없는 전통이 만들어진 것이다.
창조론과 마찬가지로 원죄론도 예수가 만든 것이 아니다. 나중에 신학자들, 특히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가 만든 것으로 예수와 아무 관련이 없다. 그런데 교회가 이런 인위적인 교리를 만들고 거기에 예수의 권위를 붙이면서 '거룩한 가르침'으로 변모한 것이다.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이다. 교회의 성직자가 자기 맘대로 교리를 만들어 내고는 그것이 모조리 예수가 지시한 것으로 내세운 것이다.
사실 '참다운' 기독교 신자라면 창조론 진화론을 거론할 시간이 없다. 기독교의 교주인 예수의 말을 실천하기에 바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 한 대로 예수는 자기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한 말을 실천할 것을 제자들에게 요구했다. 곧 내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기 위해, 누가 오리를 가자면 십리를 같이 가고, 겉 옷을 달라면 속옷도 내주고, 왼뺨을 맞거든 오른뺨도 내미는 것이 진정한 기독교인이다. 그리고 내 주변의 가장 작은 형제에게 마실 물을 주고, 먹을 빵을 주고, 어려울 때 함께 있는 것이 참 기독교인이다. 더 나가 예수가 강조한 대로 원수도 사랑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개독교는 형제도 원수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어려운 형제가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데 ‘형제여 내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니 잘 가시오.’ 따위 소리나 하는 것은 개독교 신자다. 그런데 요즘 눈을 씻고 보아도 기독교인은 안 보이고 개독교 광신도만 보인다. 그래서 그들이 떠들어 대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은 마귀가 외치는 소리로 들릴 정도다. 입으로만 신앙을 외치면서 자기와 가족의 이익만 추구하고 사회 분열을 야기하는 그들이야 말로 적그리스도 아닌가?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그저 안창호처럼 무식한 소리를 하면서 자칭 신실한 신자라고 떠벌리고, 전광훈처럼 자기 아들이 독생자라고 하는 자가 목사랍시고 설쳐대고 있다. 나라가 정말로 망할 때가 된 것인가? 속에서 열불이 더 난다.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세워진 기독교가 한국에서 개독교로 전락한 모습을 보면 예수가 뭐라고 할까? 상상이 가지만 차마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저 예수 그리스도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어서 빨리 와서 자칭 기독교 신자라고 떠벌이는 적그리스도들인 개독교 무리를 쳐내기만 바랄 뿐이다. 예수도 성경에서 그랬다. 말세가 되면 적그리스도가 나타난다고. 그들이 이미 나타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