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타락이 정점에 이른 것이다.
뉴스를 보니 충북 청주에 있는 용화사라는 절에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했다가 언론이 취재한다고 하자 바로 철거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손님들 용으로 설치했다고 변명을 했는데 승려들도 모여서 골프 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뭐 부처 모신다고 골프 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나? 요즘 한국 사회가 골프에 미쳐 돌아가다 보니 동네 아줌마도 골프채 들고 다니는 데 중이라고 못 칠 것이 어디 있겠냐 말이다. 법대로 하자면 아무런 하자가 없다. 개인적으로 내 생각이 그렇다. 그런데 괘씸한 것은 언론이 취재에 들어가자 뭔 죄를 지은 것처럼 서둘러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뭐가 그리 떳떳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절간에 골프장 아니라 사우나장이 들어서도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절간에서 술도 마시고 도박도 하는 세상인데 골프, 그것도 스크린 골프는 하는 것은 부끄러울 일에 속하지도 않는 것이 한국 아닌가?
단일 직종으로 성직자가 성추문과 관련된 범죄에 가장 많이 연루되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종교가 한국 사회에서 타락한 지는 오래되었다. 그러니 스크린 골프를 굳이 윤리 도덕, 종교의 도리와 연결시키고 싶지는 않다. 법을 좋아하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마당에서 더욱 그렇다.
오늘 다른 뉴스를 보니 명태균이 김건희와 사적으로 나온 카톡 대화가 공개되었단다. ‘바보 오빠’를 외갓 남자에게 탓하는 김건희가 있는 세상이 바로 한국이다. 뭐 유부녀라고 해도 외갓남자와 정을 통하는 것이 한국 사회인데 그깟 문자로 대화 나눈 것이 별수이겠는가? 문제는 대통령실의 대응이다. 그 오빠가 천하가 다 아는 윤석열 오빠가 아니라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친오빠란다.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이미 김건희 윤석열 커플과 그 주변의 ‘똥파리’들은 거짓말을 숱하게 해 왔다. 그래서 이제는 거짓말이 정말이고 정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런데 이들이야 권력과 돈에 눈이 먼, 종교적으로 말하자면 타락한 중생이니 그럴 법도 하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세속의 쾌락을 멀리하고 여여한 진아를 찾겠다고 큰소리치는 승려가 그런 한심한 정치인들이 하는 ‘거짓말’과 ‘변명’을 일삼고 언론이 관심을 가지면 어마 뜨거라 하면서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스크린 골프장을 서둘러 철거하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보다 슬프다. 도대체 이 나라는 정치든 종교든 사회든 안 썩은 곳이 없을까? 그런 생각에서 말이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남한과 연결된 모든 도로와 철도를 단절시켰다는 소식도 들린다. 사실 북한은 미국과 남한이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피해망상에 가까운 공포 속에 살고 있다. 그러니 이번 조치도 ‘수비’를 위한 방책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일전을 준비하겠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정치는 오늘도 임진왜란 직전의 조선처럼 당파 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고 교회나 절이나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의지할 곳이 없다. 정말로 생수와 라면 그리고' 썬X료'를 쟁여 놓고 '그날'을 기다려야 하나 보다. 각자도생을 해야 할 것이니 말이다. 참으로 지금 도시를 두텁게 덮은 안개 마냥 앞이 막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