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패권주의는 역풍을 불러올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이제 로마제국과 비견된다. 남의 나라 땅도 멋대로 돈 주고 사겠다고 큰소리치는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나라도 미국과 장사해서 번 돈을 토해내라고 난리다. 관세를 무기로 협박을 한다. 이제는 미국이 말하는 것이 곧 법이 되었다. 세상에 깡패도 이런 깡패는 없을 것이다. 미국이 이렇게 오만방자할 수 있는 이유는 당연히 경제력과 군사력이다. 미국은 단순 GDP를 기준으로 볼 때 세계 최고다. 군사력은 비교 대상이 없다. 러시아가 핵무기로 미국에 견준다고 큰소리치지만 우크라이나도 제압 못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미국을 아무도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영원한 제국은 없는 법 아니가? 미국의 턱 밑까지 추격한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GDP로 놓고 볼 때 미국 다음으로 2위다. 그것도 미국의 3분의 2에 육박하고 있다. IMF는 2025년 미국은 30조 달러, 중국은 20조 달러의 GDP를 당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놀라운 추격이다.
다 알고 있는 소문이 있었다. 미국은 GDP 기준으로 미국의 3분의 1에 근접하는 나라는 반드시 박살 낸다는 것이었다. 그런 원칙으로 당한 것이 일본이다. 그리고 다음으로 독일이 깨졌다. 일본은 강압적인 플라자 합의로,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너졌다. 그다음으로 미국은 중국을 그 원칙에 맞추어 깨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이제 미국 경제력의 3분의 2까지 추격해 온 것이다.
중국이 다른 나라와 달랐던 이유는? 간단하다. 가장 먼저 인구다. 14억 명에 달하는 대군을 거느린 중국 지도부는 물량 공세로 단숨에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하였다. 등소평이 흑묘백묘 논리로 개혁개방 정책을 취한 지 불과 반세기만이다. 한국에서는 중국이 공산주의 경제 체제를 견지하는 동안 경제 성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중국은 한국의 극우 세력과는 달리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지 않는 나라다. 철저한 실용주의 국가다. 5000년 역사가 그래 왔다. 중국은 이제 '순수한'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다. 국가 자본주의를 경제 체제로 삼아 이런 성과를 냈다. 그래서 중국은 더 이상 공산주의의 국제화에 관심이 없다. 러시아와도 견제와 균형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을 돕는 이유도 공산주의 국가라서가 아니라 전략적 전초 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일부 한심한 극우 세력은 여전히 '콩사탕이 싫어요'만 외치고 있다. 이 지구상에 공산주의는 사라졌는데도 그 모양이다. 그리고 한국 선관위에 중국 스파이가 들어왔다는 헛소리까지 한다. 그러면서 자중지란을 일으켜 국력을 전혀 무의미한 이데올로기 논쟁에 소비하도록 만든다. 전 세계가 이미 극복한 이데올로기 대립과 분열이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사회 혼란 요소가 되고 있는 이 현실이 부끄럽고 슬플 뿐이다. 이 이데올로기 논쟁은 한국전쟁 때 그리고 1990년 소련의 붕괴 때 마감이 되었어야 하는데 미적거리다가 시기를 놓쳐버렸다. 매우 아쉬운 일이다.
한국의 극우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을 오로지 이데올로기라는 색안경을 통해 보지만 정작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은 국익 차원에서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당사자는 전혀 관심 없는 이데올로기를 들고 나오면서 같은 민족끼리 죽기 살기로 싸우는 이 한국만의 현상을 어찌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국의 극우는 마치 미국만이 한국의 구세주나 되는 듯이 툭하면 성조기를 들고 광화문 앞으로 뛰어나가지만 정작 미국은 한국의 번영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트럼프가 말하는 대로 미국은 오로지 미국을 세계 최강의 자리에 붙박이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물론 이완용이 자식에게 유언했다는 대로 일본 다음은 미국이니 미국에 붙어 있으면 기득권 세력의 호구지책은 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 미국이 냉전 시대에 남미 국가들은 어떻게 대했는 지를 안다면 미국이 얼마나 잔인한 나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엇그제도 콜럼비아가 미국에서 추방된 자국 불법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자 바로 관세와 무역 금지 조치로 협박을 받았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을의 지위에 있는 콜롬비아는 바로 패배를 선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미국의 진면목이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같은 전략을 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미국에 맞먹는 힘으로 컸다. 한국의 친미 극우 세력은 미국이 천국이나 되는 듯 숭배하고 중국을 경멸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많이 따라왔다. 다만 군사력에서는 아직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군사력은 결국 기술력과 경제력의 산물이기에 이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에 맞먹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한심한 극우는 마치 중국이 5000년 동안 공산주의 국가였던 것으로 몰아붙인다. 그러나 중국은 5000년 역사 가운데 100년도 안 되는 동안 공산주의를 택했을 뿐이다.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실용주의 국가다. 이데올로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공산주의에서 국가 사회주의로 넘어간 다음 이제는 국가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데올로기의 변방에 불과한 한국에서는 아직도 빨갱이 타령이다. 실질적으로 공산주의는 1990년대 지구상에서 사라졌음에도 그 모양이다.
이런 한국의 이데올로기 집착증은 역사가 깊다. 조선 시대에 명나라가 멸망하고 청나라가 중원을 장악했음에도 악착같이 대명주의 이데올로기에 집착했던 것이 한국의 극우 엘리트다. 그렇게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면서 청나라에 까불다가 한반도를 철저히 유린당한 다음에야 고개를 숙였다. 얼마나 한심한 이데올로기인가? 물론 이데올로기에 집착하는 것은 순수한 의도만 지닌 것은 아니다.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데올로기를 내세운 것이 조선의 대명주의자들이었다.
오늘날 친미 극우 세력도 마찬가지의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말로는 친미를 내세우지만 결국 자기 패거리의 집단 이기주의를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로 볼 때 친미주의자가 권력을 장악할 경우 그 피해는 막심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멀고 중국은 코 앞에 있다. 앞으로 10년 내에 중국이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 대국이 되어버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며칠 전 미국 주식 시장을 이끌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락했다. 그 이유는 중국의 스타트업 기업이 만든 Deep Seek가 미국의 Chat Gpt를 앞선 성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엔비디아의 저렴한 칩을 사용해서 약 600만 달러의 비용으로 그런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다. 중극은 이미 한국이 넘볼 수준을 넘어선 나라다. 그런데도 한국의 극우는 빨갱이 타령이고 중국 간첩 타령이다. 물론 한국에 중국의 간첩이 들어와 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중국 간첩만 한국에 있겠나? 미국 간첩도 한국에서 활약할 것이 당연하다. 그 외 많은 나라의 간첩이 한국에서 활약중일 것이다. 그런데 중국 간첩 타령만 하고 있는 한국의 극우들은 실질적으로 역적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명나라에 집착하다가 청나라에 당한 조선 관료의 어리석음을 또 반복하는 자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한반도에서 전개된 역사가 증명하는 대로 이 나라를 위기에서 건져낸 것은 결국 민초였다. 선조와 관료들이 꽁지 빠지게 의주로 도망갈 때 자기 자리를 지키며 나라를 구한 의병은 민초였다. 친일 매국노들이 나라를 일본에 헌납하고 나서도 독립을 위해 투쟁한 이들도 민초였다. 독재자 이승만과 그 패거리들이 영구 집권을 획책한 것을 막은 것도 민초였다. 희대의 '빨갱이' 출신 독재자 박정희의 독재에 18년 동안 맞서 싸운 이들도 민초였다. 전두환의 폭정에 맞서 물고문당하면서도 지지 않은 것도 민초였다.
그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입벌구' 윤석열이 영구집권을 위해 어리숙하게 설계한 국가 반란을 막은 것도 민초였다. 긴 역사에 걸쳐 어설픈 위정자들이 난무해도 이 나라가 이렇게 굳건한 것은 오로지 이 질긴 민초의 역사 덕분이다. 지금도 우리는 그 역사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그 민초는 이제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생존의 줄타기를 시험받고 있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극우 세력은 툭하면 성조기를 들고 광화문 앞으로 뛰어나가지만 그들에 선동되지 않는 민조가 훨씬 많다. 한국전쟁 때 참전한 것은 미군이 아니라 유엔군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망각한 이 극우 세력의 이러한 망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민초가 중국 포비아를 무차별적으로 퍼뜨리는 극우의 선전 선동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중국이냐 미국이냐 하는 양자 선택이 아니다. 어느 나라가 그리고 어떤 외교 관계가 국익에 더 도움이 되느냐다. 중국이 도움이 되면 손을 잡고 미국이 도움이 되면 손을 잡으면 그만이다. 명나라 아니면 죽음을 달라던 조선의 한심한 관리들의 오판으로 백성이 죽다 살아난 역사를 생각해 보면 미국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소리 지르는 극우 세력에게 그들이 원하는 대로 죽음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명과 청 사이에 등거리 외교를 추구하던 광해를 몰아낸 자들이 옹립한 인조가 벌인 참극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냐 미국이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코 '빨갱이' 논리로만 나올 수 없는 일이다. 이 세상에는 없고 오로지 극우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도깨비에 불과한 '빨갱이'를 이 나라에서 몰아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빨갱이' 광신도가 된 극우 세력의 척결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표가 말한 흑묘백묘 논리의 주창자인 등소평의 지혜를 배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