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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이 되었다고?

처음부터 극우 집단이었을 뿐이다.

by Francis Lee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이 원래 중도보수 정당이었다고 말하자 정계가 뒤집어졌다. 이재명 대표의 전략에 넘어가는 모양새다. 요즘 정가의 어젠다 세팅을 이재명 대표가 주도하는 것이 대세가 된 것을 보니 아무래도 다음 대선의 승자가 확실해 보인다. 부디 윤석열과 같은 괴물이 다시는 나오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재명 대표도 인간이니 실수도 하고 오판도 할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같은 멍청이 짓은 안 할 것으로 믿는다. 이재명 대표는 오뚝이 같다. 아무리 쳐도 다시 일어선다. 이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생존력을 연상했다. 그런데 이제는 때가 되었는가? 치고 나간다. 어젠다 세팅을 시작한 모양새다. 그저 이것이 단순한 전술 전략이 아니길 바란다. 큰 그림을 이미 그려 놓고 내놓는 세부 계획이기를 말이다.

천운이 이재명을 돕는다면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실 윤석열이 계엄이라는 희대의 뻘짓만 안 했어도 이재명 대표는 상당히 궁지에 몰렸을 것이다. 그런데 실패한 친위 쿠데타로 김건희 윤석열은 멸문지화의 문턱에 서 있고 그를 옹호하던 국민의힘은 극우로 치닫는 놀라운 상황이 단 석 달만에 전개되고 있다. 사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국민의힘의 계보는 극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천형의 정당이다. 70년 넘게 오로지 '빨갱이 타령'만으로 버텨온 정당이니 말이다. 빨갱이의 대척점에 있는 것은 극우 말고 뭐가 있겠나? 국민의힘이 '중도 보수'를 나름 자처해 왔지만 실질적으로는 박정희로부터 시작된 재벌 군벌 체제를 두 기둥으로 삼아왔었다. 그러다가 군부독재가 종식되고 나서는 오로지 재벌 친화적인 정책으로 일관해 온 것이 국민의힘 계보다. 그 이유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재벌을 밀어줘야 떡고물이 넉넉히 생기니 그러한 것이다. 국민의힘의 전신들이 이른바 차떼기 정권이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다. 차 트렁크 하나 가득 검은돈을 받아 챙겨 온 정권 아닌가?

국민의힘 계보를 보면 대통령들이 하나 같이 외인부대다. 당이 자체적으로 '키운' 대통령은 한 사람도 없다. 하와이에서 유유자적하던 이승만이 귀국하여 세운 오합지졸 정당에 기생하고 박정희가 세운 공화당에 기생하고 전두환이 갈아엎어 만든 민정당에 기생한 것도 모자라 이명박 박근혜 같은 함량 미달의 인간들을 데려다 허수아비로 써먹다가 버렸다. 그러다 보니 당이 스스로 인재를 키울 의지도 능력도 상실해 버렸다. 그래서 외부의 바람에 매우 취약하다. 투쟁력도 어젠다 세팅 능력도 없다, 그저 주변에 부는 바람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생존에만 전력하는 모양새다.


이제 다가온 대선에서도 뻔한 전략이 나올 것이다. 지금은 김문수가 치고 나간다고 설치지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수작이다. 나의 예상으로는 오세훈이 가장 선두에 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오세훈도 당의 기반이 전혀 없는 자다. 그런 오세훈이 날뛰는 꼴을 두고 볼 리가 없는 한동훈도 당의 기반이 전혀 없는 자다. 외인부대끼리 치고받을 것이 뻔하다. 결국 차기 대선에서는 지난 19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수구 세력이 분열될 것이 뻔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수구이자 극우인 언론은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30% 대에서 답보 상태를 보인다고 설레발이다. 그러나 진보 세력이 국민의 30%를 먹고 들어간 것은 당연하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극우 30%와 진보 30%를 제외한 회색지대의 40%였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나머지 20%를 누가 먹느냐에 결과가 갈려온 것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도 득표율은 아무리 양보해도 진보와 극우의 비율이 52%대 48%로 나올 것이다.


물론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이 된 현 상황을 타파하지 않는다면 국민의힘에 선거 결과가 더 참혹할 수도 있다.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전광훈에 매달리면서 쩔쩔매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 아닌가? 전광훈은 현재 국민의힘의 절대 지지 기반인 극우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다. 그를 '배신'하면 극우 진영의 표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들릴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러니 매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러다 보면 40%에 이르는 중도 보수의 지지는 점점 더 멀어지는 일이 된다. 그렇다고 중도보수에 구걸하자니 극우 세력이 걸린다. 이렇게 국민의힘은 안이한 대처로 자충수에 걸리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이재명 대표가 무주공산이 되고 있는 중도보수의 인심을 얻기 위해 치고 나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런데 그를 증오하는 무리들은 일제히 민주당의 '정체성' 논쟁을 벌이고자 한다. 민주당은 진보당이었다는 논리로 말이다. 그런데 말이 안 된다. 정당의 스펙트럼을 볼 때 민주당은 중도보수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중도보수를 지향하지 않으면 다 '빨갱이'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가 던진 중도보수 화두를 가지고 논쟁을 하다 보면 결국 빨갱이 논리에 빠지고 말 것이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가 아니면 빨갱이란 말이다. 그러나 한국 정치사에서 민주당이 빨갱이인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는가? 정당 해산을 불러일으킨 이석기 정도가 빨갱이 딱지를 붙이기에 적당한 인물이었을 뿐이다. 북한과 대립하는 한국에서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것 말고는 정당이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김대중, 문재인도 중도보수를 언급한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자칭 극우 논객은 이 두 대통령이 정확히 중도보수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물고 늘어진다. 극우 세력은 늘 이모양이다. 현재 헌재에서 보여주는 윤석열과 그 변호사 일당이 보여주는 말꼬리 잡기 말고는 극우 정당에서 보여줄 재주가 없는 것이다.


앞에서 말 한 대로 국민의힘이 이제 극우 정당이 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 본색이 드러난 것뿐이다. 70년 이상 '빨갱이 때려잡기' 말고는 배운 것이 없다 보니 친위 쿠데타 실패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게 된 것이다. 정체가 드러난 국민의힘의 나갈 길은 무엇인가? 없다. 대선을 앞두고 헤쳐 모여라는 극단적인 방책만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세훈과 한동훈이 새로운 영주로 치고 나갈 것이고 그 와중에 홍준표 같은 잡스러운 인물들이 설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런 식으로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는 동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정신은 서서히 그 본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제발 이번에 나오는 21대 대통령은 21세기에 맞갖은 국정 운영 능력과 통찰력을 지닌 인물이기를 바랄 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힘이 결국은 '경상도당'으로 전락하는 꼴을 보게 되어 시원하기도 하다. 그냥 이대로 국민의힘이 계속 극우의 본색을 드러낸다면 말이다. 그나저나 민주당이 확실하게 중도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확립하면 국민의힘은 이제 무슨 재미로 살까? 빨갱이 딱지 놀이를 더 이상 못하니 말이다.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은 오로지 빨갱이 덕분에 살아왔으니 말이다. 참으로 한심한 지경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을 그리도 사랑하니 차기 정권은 자민당 지점이 되어 저민당 정도로 살아남는 것이 좋지 않을까?차피 정체성이 모호한 사쿠라 정당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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