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에세이 모임을 시작하며!

by 은빛고래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쉬다 잠들고...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나 또한 생계를 위해 결코 즐길 수 없는 쳇바퀴를 돌며 살아간다.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 속에 육체와 정신은 생기를 잃어가고 마음과 사유는 굳어버린채 '나'라는 존재는 점점 희미해져 간다. 이렇듯 무의식적이며 무감각해진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선 '차이'가 필요하다.


< 차이를 위한 수단 >
내가 의미하는 '차이'란 어떠한 수단을 통해 기존과는 다르게 생성되는 관계, 상황, 언어, 사유를 말한다. 운동, 취미활동, 종교, 연애 등등.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차이'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 나에게 '차이'를 만들기 위한 수단은 글쓰기다.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면을 통해 펼쳐지는 사유의 발현이다. 자신과의 대면은 자신의 정체됨을 방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글쓰기는 끊임없는 사유의 확장을 촉발한다. 사유의 확장은 타인과 다른 욕망, 차별화된 시선, 독자적인 언어, 넓고 깊은 통찰이라는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려는 욕망!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 질문하기 >
하지만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사유의 확장을 일으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유의 확장을 위해서는 바로 질문이 선행해야 한다. 질문 없이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에 고립된 언어를 반복하는 것이며, 자기화되지 않은 누군가의 언어와 사유를 앵무새처럼 따라하거나 흉내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타의에 의한 삶. 통념과 고정관념. 표상과 전제를 뒤집는 질문이 없이 사유의 확장은 불가능하다. 전에 없던 질문이 주어지면 우리는 환기하고 사유한다. 그 과정에서 내재 되어 있던 언어를 다른 방식으로 조합하거나,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습득한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끊임없이 존재를 변이하는 것. 이것이 바로 '차이'다. '차이'를 생성하는 글쓰기의 핵심은 질문하기다. 따라서 나에게 글쓰기는 곧 삶과 세상에 대한 질문이다!

< 함께하기 >
질문하기와 더불어 글쓰기의 또 하나의 요건은 함께하는 것이다. 치열하게 사유하고 풀어낸 글을 타자들과 함께 나누는 것. 여기서 타자란 스승이면서 벗이 될 수 있는 관계. 우정을 나누며 가르침 또한 나눌 수 있는 사우(師友)로서의 관계를 말한다. 글은 자신의 발현이다. 지금의 나를 온전히 드러내는 단서다. 사우들과의 나눔은 글이라는 단서를 통해 내 사유의 좌표를 일깨운다. 사우들을 통해 자신이 나아가야 또는 물러나야 할 방향을 알 수 있으며, 넘치는 것과 모자라는 것을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타자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글과 사유는 필연적으로 독단과 독선을 향한다. 사우들과 함께 쓰고 나누기는 나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하는 '균형추'와 같다. 하여, '차이'와 '균형' 이것이 내가 에세이 모임을 만들고 타자들과 함께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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