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라이데이 No 53, 한국폴리텍대학 김영희 교수 - 2023.3
복이 많은 것 같습니다. 후학을 양성하는 일이 천만 배 행복합니다.
좋은 사람이었던 사람을 지금도 기분 좋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지나온 세월이 무색하게 반가운 것은, 제 삶의 몇 안 되는 특권이기도 합니다.
지난주 금요일, 푸라이데이(fri-they, 금요일 그들의 만남) 53번째 초대손님으로 現 폴리텍대학 사이버보안 교수직으로 계시는 ‘김영희’님을 초대했습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전에 보지 못했던 턱수염이 너무도 멋집니다.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을 때, 일 때문에 여유가 없어 듬성듬성 자란 수염을 본 적은 있었지만, 교육자로서의 면모를 한층 풍성케 하는 지금 그의 모습은 매우 감탄스럽습니다.
내가 아는 옛이야기를 다시 듣고, 또 내가 아는 그 이야기보다 더 옛날이야기를 듣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특히 ‘산’ 이야기, ‘후배’ 이야기는 그의 삶의 독특한 여정을 남겼고, 그것은 충분히 숙연한 설화(說話) 같았습니다.
설악산 토왕성폭포 눈사태 조난 사고(1998.1)
빙벽등반을 하던 경북대 소속 산악동호회 회원들이 눈사태로 인해 조난 및 사망 사고 발생(사망 8명). 김영희 교수가 소속되어 있는 산악부 선•후배들이 당시 사고로 사망하였다. 이날 김교수는 다른 일정으로 훈련 중, 먼저 본가로 돌아온 상태였다.
대학 산악부에서 에베레스트 산에도 오르고 많은 선 후배의 죽음과 부상을 보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지만, 지금의 굳건한 정신과 마음은 온전히 그때 그 경험들이 묻어있는 소중한 결과인 듯합니다. 적당한 체구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지고, 온화한 인품은 금세 상대방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냅니다.
오늘 게스트가 준비하신 술은 이탈리아 와인 ‘빈도로 프리미티보 디 만드리아(VINDORO PRIMITIVO DI MANDURIA)’입니다.
빈도로 프리미티보 디 만드리아
[VINDORO PRIMITIVO DI MANDURIA]
비비노 평가 3.8점/5.0점이며 첫 느낌은 약간의 산성과 드라이한 맛이 어우러진 느낌이다.
직장에서 고객 대상으로 일만 하고 살던 그의 20년 세월보다 지금 후학을 양성하는 일이 천만 배 더 행복하다고 하니 부럽습니다. 그래도, 그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한 시간도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 항상 건강하고 또 뵙기를 희망할 뿐입니다.
- 끝
금요일, 그들만의 만남 「푸라이데이(Fri-they)」
비즈니스 & 라이프 살롱 푸라이데이는 격주 금요일, 방배동 ’카페방배상회‘에서 진행됩니다. 카페방배상회 셰프인 Han과 게스트 섭외 담당 Mapogundal, 그리고 인디영화감독이자 교수인 Jina Davis가 함께 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Mapogundal에 DM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푸라이데이, Since 2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