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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로도 Oct 31. 2021

공인중개사 32회 1차, 1달 공부 후 결과는?

한 달을 갈아 넣어본 경험 후기

일단 떨어졌습니다 :)


진짜 한달 공부했냐? 아뇨. 29일 했습니다.


오 쉣


이 아래부터는 주절주절입니다. 여러분들 보라고 만든게 아니라,

나중에 오늘을 기억할 나를 위해 쓰는 내용입니다.


1. 왜 시작했는지

2. 어떻게 공부한건지

3. 시험결과를 포함한 주절주절


렛츠 기릿



근데 니가 뭔데 이걸 준비해?
한줄 요약.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망에 충실해봤어.


1. 시작: 내 방을 갖고 싶은 욕망


지금 살고 있던 월세집에서 전세로 이사를 가려고 계약을 하게 되었다.

8평되는 1.5룸에서 살다가, 9평 되는 2룸으로.


나는 어릴 때부터 내 방을 가져보는게 소원이었다.

이리저리 옮겨가며 자취를 8년 정도 했고, 매번 내 방을 꾸며보고 싶었지만, 작은 방들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웠다. 지금 집에서는 침실은 분리되어 있지만 거실겸 공부방을 쓰고 있어서, 반정도 소원 달성이랄까? 


나는 결혼 전에 꼭,

거실이 있고, 침실이 있고, 내 공부방이 있는 투룸에서 혼자 살아보고 싶었다.


네이버 부동산, 직방으로 집을 찾아 보다가

방이 예쁘고 마음에 들어서 현장에 가보고 계약금을 넣고 덜컥 해버렸는데,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했다.


월세로 살 때 고려해야할 사항과 전세로 살 때 고려해야할 사항이 너무나 다르고 많았다.

전세반환보증보험을 왜 들어야 하며, 대항력이 왜 중요하고 확정일자는 또 뭔지?
등기부 등본은 볼 줄 알아야 한다는데 뭘 어떻게 보는거지?
내가 잔금치르는날에 주인이 대출받는 일이 벌어지는게 왜 큰일난거지?
특약은 뭘 들어야 하나?
우리집 근데 보증보험 가입 되나?
+ 수억수백만가지 질문들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하나씩 알아가며 어른이 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문제는 사상누각을 짓는 느낌이었다. 아는데 아는거 같지 않은 기분.


매일매일 찝찝했다.


2. 탐색: 자본주의의 흐름에 올라타자

여자처차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취직해서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가, 

2021년 벼락거지가 되어버렸다.


그냥 열심히 살았는데, 열심히만 살아버린거 같은 기분. 난 자본주의를 교과서로만 배운 샌님이다.

투자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깨닫고, 주식, 부동산, 채권, 광물, 달러 등등 투자처들 중에서 내가 관심있는 부분을 하나씩 찾기 시작했다. 조금씩 하고 있던 주식 말고, 다른 성격의 자산이 필요했다.


그러다 돈은 없지만 부동산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다가

위에 있는 1번의 상황 덕분에... 의지에 불이 붙었다.


평생동안 써먹을 실용적인 영역인데다, 내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해 학습이 필요한 영역이라 생각했다. 실무로만 이해하기에는 너무 케이스가 다양했다.


하고 있는 일이 컨설팅 일이라, 이론보다는 실무 중심의 일을 하고 있다. 실체가 없고 벙벙한 이야기가 나오면 까이는 곳이라 이론 보다는 실제 가치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건 좀 달랐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해보였다.

'수능 체제의 교육을 잘 받아온 터라, 부동산 관련해서도 체계적인 교육을 해주는 곳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자마자 파블로프의 개처럼 에듀윌부터 생각나고ㅋㅋ


'공인중개사 시험'이라는게 있지 참!! 하며 구글에 공인중개사를 검색하고 정보들을 찾아봤다.

한 달 합격 후기도 있더라. 될놈될. 근데 짧아도 3~4개월 정도는 준비하더라.


보자..이때가 8월 말이었네.

21년 8월 말, 이 세상에 지쳐 공인중개사 시험을 쳐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3. 결심: 야너두? 야나두!


1,2의 삶을 살던 중, 대학 동아리 동기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아리 사람들과 서로의 근황과 고민을 나누다가, 내 이야기도 나누며 '공인중개사 시험 도전 한 번 해볼까?ㅋㅋ' 했는데...

내 앞에 앉은 은행 다니는 선배가 자기는 준비를 하고 있다며, 1차는 작년에 붙고 2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차는 '윤성종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 끝난다'고 추천을 받았다.


근데 아뿔싸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알아보니 2021년 시험은 신청 기간이 이미 지났네?ㅎㅎㅎㅎㅎㅎㅎㅎ


밍기적 이야기 1.

일단 올해 보지 않더라도 일년간 천천히 공부해봐야겠다... 내년에 1차 정도만..! 이렇게 생각'만' 했다.

여기서 중요한거는 생각'만' 한거였다. 행동은 0.


밍기적 이야기 2.

21년 9월 추석 언저리 쯤 되어서, 아 이제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시작에 대한 마음가짐을 잡는데 2주가 더 지났다ㅋㅋ (추석 언저리 때 시작하지 않음)

'아 한달 합격 후기도 있던데, 나도 한달 정도 하면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2주를 더 안하고 지냈다.


4. 실행: 야.. 이제(야) 하네 ㅋㅋㅋ


그러다 대망의 21년 9월 25일.

미친척 하고 한달합격 후기 써볼 마음에 공부를 시작했다.

10월 14일까지 열심히 공부했고, 추가접수날에 다행히 성공해 10월 30일 공인중개사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 그전까지도 열공했고


근데

9월 25일부터 시작했으면 1달 넘지 않냐?!고 굳이 딴지 거는 키보드워리어들이 있다면

한 8일 정도를 백신+회사일로 손도 못댓음. 이 날들을 빼면 1달이 안됨. ㅅㄱ.



공부는 어떻게 한거야?


불합격자의 공부방법을 보고 따라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극구 뒤로가기를 누르고 합격자 후기를 보기 바랍니다.

뭐하는 사람이지.



공부방법

Youtube에 올라와 있는 윤성종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진짜 1차는 이거면 끝난다. 물론 떨어진 사람이 할말은 아니지만, 진짜 이거면 됨


아, 시간이 얼마 없어서 교재오고 할거를 기다리기가 아까워서

유투브에 올라온 강의의 내용들을 하나하나 스크린 캡쳐하면서 내 교재를 만들어서 공부했다.


투자비용

1) 교재+강의비: 0원

2) 병원비: 30만원

모든 내용을 화면 캡쳐해서 나만의 교재를 만들다 손목 치료하러 병원에 더 자주감.

교재는 사세요. 제발.

3) 시험 당일날 왕복 택시비: 3만원


내 손목을 바치고 모든 강의를 캡쳐해서 공짜 강의안을 만들었다
노트북 화면 캡쳐해서 굿노트에 붙여넣기 하며 개고생 해서 만든 나만의 교재 예시




준비 스케줄

일단 9.25일에 야심차게 준비한 공부 스케줄부터 봅시다.

인강 들었던 계획 및 실천 표


살펴보면 알겠지만... 문제는 시험전날에 완강 했다ㅋㅋ

빨간색으로 0이라 되어있는거는 하나도 강의를 못들은날.


들어야 할 양이 학개론 99개, 민법 100개로 총 200개 정도되는 강의 양인데... 생각보다 많더라.


아래 표에 <예상> 이라고 된 부분은 첫날에 예상한 것인데, <실제>는 강의를 들으며 내가 나간 진도만큼 표시를 했다. 역시 예상과 실제는 다르다.


총 기간은 35일을 공부했다.

개론을 진행해 갈 때는, 저녁에 운동하러 나갈 때 노래 대신 민법 강의를 들으며 미리 배울 과목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수능때 부터 다져진 강의 2배속으로 듣기 스킬이 이번에도 유용했다.

윤성종 선생님 딕션이 너무 좋아서 2배까지 쌉 가능. 발음 뭉개지는 다른 강사분들은 절대 안됨.

중간에 못들은 부분들, 이해가 안가서 다시 들어야 하는 부분들은 되감기 해가며 들었다.

2배속 재생에 익숙해져있다가 한번씩 1배속으로 들을때는

선생님이 술 취한 사람 같이 들려서.... 듣기 어려웠다...ㅋㅋㅋㅋㅋ


이론만 쭉 듣는게 아니라, 그 이론 관련 기출문제 강의까지 바로 연결해서 들으라고 해서 다 들었는데,

문제 해설을 해주기 전에 먼저 혼자 풀어보고 해설을 듣는 방식이 이해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이거는 다음에도 똑같이 적용할 아주아주 중요한 학습방법이라 생각한다.



시험 전 날 완강 했어도, 희망은 있다


수험날 오전 0시.

말 그대로 9시간 뒤면 시험장에 있어야 한다.

시험 전날 풀기로 아껴놓던 31회 기출문제(작년 문제)를 드디어 풀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100분 시간을 재고, A4 반을 접어 마킹 연습까지 해보며 풀어봤다.


학개론 62.5, 민법 57.5 점이 나와서 합격이었다.


이게 머선 일이고?

시험 결과


시험지를 칼로 찢어스테이플러로 작업도 하고 온갖 장수생+경력자 포스를 뿜으며 만발의 준비를 했다. 현실은 핵초보자인데.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ㅋㅋ 주변 응시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왔다고 생각한다.


2022년 동차를 노리기 위해 아쉬움을 뒤로한채 점수를 자세히 살펴 봤다.


내 점수 분석을 해봤다 호호


아맞다보정은 말 그대로 가채점 후에 틀린것들 중에서, 아맞다!!! 했던 내용들을 보정한 점수치다. 기출 복습으로 찬찬히 다져야 하는 영역. 


찍맞개수는 찍어서 맞추는 내용들 그대로 유지 될거 같긴하다. 찍기 스킬이 또 있더라고. 근데 찍어 맞추는 것도 시험치며 이미 맞다고 생각한 문제들이 진짜 내가 맞췄다는 가정하에 찍기 스킬이 먹힌다...^^;;


1차에 했던 과목별로 다시 시험칠 때 반영할 내용은 이렇다.

1) 부동산학개론 - 기출 반복 + 실수 줄이기

2) 민법 및 민사특별법 - 기출 반복 + 개념 다시 잡기


2차는 22년부터 공부를 시작하고자 한다.

2차는 더 많던데.. 큰일났네


천천히 하나씩 시작하자.



준비를 하며 아쉬웠던 점


복..습...을... 안..했...다....


진도를 빼느라, 복습을 못했다.

강의 전날 점심 때 드디어 완강을 하고...ㅋㅋ

잠깐 쉰 다음에 개론+민법을 5시간 정도 이론만 복습을 해봤다.


수능 칠 때 한국지리, 경제지리, 근현대사(2학년때까지는 법과사회), 사회문화를 4개 과목으로 선택했었다. 탐구 전 과목 1~2등급을 거의 매번 받아왔었다. 깨알자랑


그래서인지 다행히(?) 복습을 하며 부동산 개론60%정도는 기억났는데,

문제는 민법. 머리속이 백지가 되었다.


망했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생각대로 되진 않을거야


근데 거짓말 안하고,

말도 안되는 일들이 준비하는 1달 동안 일어났다.


코로나 2차 백신 맞고 3일 앓아 누웠고,

난데없이 앞 집은 크게 공사를 시작하고,

회사 일은 10월에 갑자기 3배로 많아지고,

주변 사람들의 멋진 성공의 소식들에 조급함이 몰려오고,

잘하고 싶은 재밌는 일들에 대한 솔깃한 제안들이 쏟아지고,

연락 없던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듯이 갑자기 연락을 하며 뭘 부탁 하고,

평소에 문제 없던 일들이 어마어마하게 튀어나오며 훼방을 놓기 시작하는데


하느님이

이거 니꺼 아니야.

라고 말하는것 같았다.


아니면 잘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나에게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라.

라고 말씀하신 것 같기도 하고.


디행히, 터진 일들은 하나도 빵꾸 없이 다 잘 처리 되었다.

시험 공부가 문제라서 그렇지.


일하면서 같이 한달합격은 좀 많이 어려운것 같다.



수능도 두번 봤는데, 이거 두번 보는게 무슨 큰 대수랴!


재수학원을 다닐 때, 우스갯 소리로

재수를 해보지 않은 사람과 기다림에 대해서 이야기기 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었다.


이번 시험준비 더 열심히 하지 그랬어...라고 할 사람이 있을수 있다.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있냐고?

없다. 진짜 없다.

나는 진짜 진짜 최선을 다했다.

한달 치고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점수에 후회도 없고.


한 달만에 큰 요행을 바라진 않지만, 아쉬움이 눈꼽만큼도 없다면 거짓말.

잠깐 한달정도 쉬고, 12월 부터 다시 시작해서 내년도에는 1차, 2차 동차 합격을 노려본다.


힘내고.

넌 할 수 있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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