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함으로 감춰진 사랑
우리 언니 늘 쌀쌀맞고 단답형인 언니. 언니는 다정하게 이야기하거나 들어주는 적이 별로 없었다. 할 말만 하고, 때로는 잔소리와 조언으로 대화를 끝내곤 했다.
어제 엄마와 대화를 나누다 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세 자매 중 둘째인 나는 머리가 짧고 바지에 익숙해 동네 형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반면 언니는 야리야리하고 깜찍한 인형 같은 아이였다. 예쁜 유전자는 언니와 동생이 다 가져가고, 나는 그저 평범하고 털털한 아이로 자랐다.
그런 언니가 가진 건, 쌀쌀함만이 아니었다. 언니에겐 무서운 깡다구와 싸움 실력이 있었다. 태권도를 배운 뒤로는, 남자아이들도 혼쭐 내던 언니. 내가 밖에서 울며 돌아오면 반드시 복수를 해주던 든든한 히어로였다. 놀이터에서 내 그네를 빼앗은 남자아이들을 향해 한달음에 달려와 이단옆차기를 날리던 언니. 그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언니는 내 울타리였다. 무섭지만 든든했고, 다정하진 않았지만 날 지켜주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언니가 강도를 만나 다쳐서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날 언니는 병원도 다녀왔고, 당시 만나던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었지만 되레 상처가 되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잘못은 강도에게 있는데, 마치 언니가 한심해서 그런 일을 당한 것처럼 말하는 사람.
그날 이후, 언니는 더 조용해졌고 가족에겐 더 쌀쌀맞아졌다. 나는 그날 언니에게 물었다. “언니, 요즘 힘든 거 있어?” 언니는 내게 "왜!" 하고 대답했지만, 그 말속엔 무언가 억눌린 감정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족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거야. 혼자 끌어안지 말고 나누는 게 가족이야.” 그 말을 들은 언니가 내 앞에서 울었다. 그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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