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시작, 그 선생님

천사를 보내주셨어요

by 그리니 의 창가


상담이 시작되면서 나는
아이의 어린 시절과 마음을 조심스레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이가 아팠던 그 시점이 어디였는지,
엄마인 내가 놓친 부분은 없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3학년 담임 선생님께 조심스레 말했다.

“내 아이는 모두가 외면하던 아이를 도와주고 싶어 했어요.
선생님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었고,
그 친구가 조금이라도 변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출석만 챙기시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앞으로 아이가 아프면
학교도 쉬어가겠습니다.
같은 반 배정은… 이제 그 아이와는 떨어지게 해 주세요.
아들은 이미 할 수 있는 걸 다 했어요.
이제는 어른들이 도울 차례예요.”

그렇게 4학년이 되었고,
선생님께서 학기 초 가정방문을 희망하는 가정에 신청을 받으셨다.
나는 용기 내어 신청했고, 선생님은 직접 우리 집에 오셨다.

아이의 방을 둘러보신 후,
아이에게 숙제를 내주신 뒤 나와 면담을 하셨다.

조심스럽게 작년에 있었던 일을 전하자,
선생님은 조용히 들으신 후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이가 많이 힘들었겠네요.
그리고 어머님은 더 많이 아프셨겠어요.
선생님으로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말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붙잡아주었다.

“아이가 상담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참 용감한 아이예요.
어른으로서, 선생님으로서
아이의 아픈 마음이 회복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함께 도와주세요.”

그리고 한참 후, 이렇게 덧붙이셨다.

“우리는 때때로 자녀에게 최고의 학벌과
최고의 지식을 기대하죠.
그래서 그들이 최고가 되면
세상에서도 행복해질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서울대를 나왔다고
모두 행복한 건 아니에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하나님을 알고, 성경을 알고,
무엇이 옳은지를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성경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에게
천사 같은 선생님을 보내주셨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분은 목사님의 아드님이셨고,
학교에서도 편견 없이 모든 아이를 품는
좋은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분이었다.

1년이 지나,
그 선생님의 임기가 끝나 다른 학교로 가셨지만
그 반 아이들의 얼굴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해맑고,
행복한 웃음을 지닌 아이들.

그리고
그 웃음 속에 다시 스며든
우리 아이의 따뜻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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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고요한 공기 속에서 마음의 온도를 다시 살펴봅니다. 차가운 계절에도 따뜻함은 가장 가까운 곳에 머문다는 걸 글을 쓰며 배웁니다. 그 온기가 누군가의 하루에도 스며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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