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도 타이쿤 게임이라 생각하면 흥미로워진다.
나는 어릴 때 타이쿤 게임을 좋아했다. 타이쿤 게임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붕어빵 타이쿤, 분식점 타이쿤, 생과일 가게 타이쿤, 아이러브커피 등. 나는 그중 분식점 타이쿤을 좋아했다. 손님이 오기 전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이 오면 주문을 받아 서빙하는 게임이다. 주문이 밀리지 않고 신속하게 음식을 제공하면 경험치와 코인을 얻는다. 경험치가 쌓이면 레벨업이 된다. 레벨이 높아져갈수록 손님과 주문량이 많다. 그것을 클리어할 때마다 얻는 쾌감이란!
청소도 타이쿤 게임이라 생각하면 흥미로워진다.
★뽀득뽀득 청소 타이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게임 접속=청소를 해야겠다는 인식
맵 선택=방, 부엌, 화장실, 현관 등
아이템 선택=걸레, 청소기, 빗자루 등
클리어=청소를 하나씩 끝낼 때마다 점수를 얻는다. 그리고 ‘GREAT! 참 잘했어요! 멋있어요!’라고 칭찬해 준다.
다음 단계를 진행하시겠습니까?=YES/NO
지금 단계에 이어 다음 단계로 진행 시 경험치 2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청소를 게임처럼 생각하면 흥미가 생긴다. 재미없는 일, 피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흥미가 필요하다. 그리고 즉각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일단 청소를 하고 나면 깨끗해진 공간이라는 보상이 있다. 수납 정리 같은 경우 정리를 했지만 별 티가 안 날 때가 있다. 그럴 때 청소하기 전 사진을 찍자. 그리고 청소 후 사진을 찍고 비교하면 ‘오, 깨끗한데?’라고 느낄 수 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청소를 끝낸 후 칭찬이다. 게임 한 판이 끝나고 나면 경쾌한 목소리로 ‘그뤠잇! 참 잘했어요! 멋있어요!’라고 칭찬해 준다. 그냥 했을 뿐인데 격하게 칭찬을 받으면 다음 판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릴 땐 청소 비슷하게 해도 칭찬을 받지만 지금은 비슷하게 청소를 하면 내 수행 능력에 대해 비난받는다. 왜죠? 성인이 되어도 칭찬받고 싶어요!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나를 칭찬해 준다. 셀프 칭찬이 어렵다면 만약 다른 사람이 이렇게 청소했다면 뭐라고 말해줬을까? 떠올리면 칭찬이 조금 더 쉬워진다. 칭찬은 청소 타이쿤에서 레벨 업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타이쿤 게임이 좋은 이유는 타인과 경쟁하지 않아서다. 타이쿤 세상에서 매일 조금씩 경험치를 쌓아나가 레벨업 하는 방식이 좋다. 그래서 꾸준히 좋아한다. 청소 역시 타인과 경쟁할 필요 없으니까.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의 정리여도 변화가 있으니 계속해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