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솔

며칠 전 자살하는 꿈을 꿨다. 머릿속으로 여러 번 시뮬레이션을 돌렸던 것과 같이 내 방 창문을 넘어 뛰어내렸다. 분명히 팔이 욱신거리고 다리가 저렸는데 죽질 못했다. 꿈에서조차 죽질 못했다.

삶이 지속될수록 퇴보해간다. 나는 이제 누군가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없고, 무슨 일을 하든 최악을 상상하며, 나의 미래는 이미 정해졌다고 믿는다. 타인을 믿지도 타인에게 의지하지도 못하며, 나 자신을 믿지도 나에게 의지하지도 못한다. 잘할 수 있다 믿었던 일들을 잘할 수 없고, 좋아하던 것들을 마음껏 좋아할 수 없다. 하향이 지속되면 결국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바꾸지 못하는 과거가 아니라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미래를 바라보아야 하는 것을 알지만... 미래는 불확실하고 과거는 확실하니 확실한 것을 붙잡고 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가장 동경하는 것은 보통의 삶. 평균은 아마도 허상이지만 너무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딱 평균만큼 살고 싶다. 그러나 끊임없는 줄 세우기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바닥이 천장이고 천장이 바닥인 것을 알지만 지하가 두렵다.

적당하게 살고 자연스럽게 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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