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어내는 중>

by 배혜린

살점이
뜯겨 나가는 느낌이었어

너는 어느새

나의 일부분이었던 거야


네가 사라진 자리에
상처보다 더 진하게
내가 고여 있었어


날마다

너를 걷어내고
잔해를 긁어낼수록
조금씩
나도 지워지고 있어


너의 입김 하나에도
내 혈관은 녹아내렸고
네가 떠난 날부터
내 심장은
용해되기 시작했어


이건 단절이 아니야
차라리
자해에 가까워


너라는 병을 떼어내려다
나는
나를 죽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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