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지나오며

AI에게 일을 빼앗길까 걱정하던 내가, 그걸 만드는 팀에 있다

by fromhyuns

올 한 해 내가 가장 자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이 직무, 계속 존재하긴 할까?”


AI에 대한 이야기가 커져가면서, 디자이너나 개발자의 자리까지 사라질 것이라는 말도 들렸다.

그럴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가’보다 ‘내 일이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더 크게 다가왔다.










취업시장의 현실

오랜 재직 후 다시 뛰어든 취업 시장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공고는 적었고, 요구 조건은 많았으며,
'UX',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이름은 점점 여러 역할 속에 섞여 있었다.


포트폴리오를 고치고 또 고치면서도
내 실력 부족인지, 아니면 기준이 달라진 건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우리 팀에서 뭘 할 수 있죠?” "AI활용 능력이 어느 정도인가요?"라는 질문 앞에서

AI는 나의 경쟁자이자, 동시에 가장 가까이해야 할 도구가 되어 있었다.







AI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 되다

현재 나는 생성형 코드 AI 서비스 개발 팀에서 일하고 있다.

위협으로 느꼈던 그 영역을, 지금은 업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낯설지만 즐겁다.


이 도메인에 일하면서 크게 깨달은 건,
AI는 생각만큼 모든 일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제품을 개발(디자인)하는 설계자로서 대신 결정해야 할 게 훨씬 많아졌다.


이 기능을 자동화해도 되는지,
어디까지를 시스템이 판단하게 둘 것인지,
그리고 사용자는 언제 개입해야 하는지.


질문의 중심은 단순히 만드는 것에서
어디에 책임을 남길 것인가를 정하는 일로 옮겨가 있었다.







UX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순간들

북미와 인도 타깃의 제품을 설계하며 해외 아티클과 다양한 사례를 접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공통된 문제의식이 반복됐다. (지난 글 참고, DX를 지나 AX로 가는 이야기)



AI와 자동화가 확장될수록 UX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까다로워진다.




더 쉽고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어디까지를 시스템에 맡기고, 어디부터를 사용자에게 남겨둘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좋은 UX는 더 친절한 경험이 아니라,
사용자가 판단을 내려도 불안하지 않은 구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UX를 설명할 때 ‘경험’이라는 단어에만 국한하지 않고
결정’과 ‘책임’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떠올렸다.
















2026년을 기대하며

곧 다가올 2026년에는

막연히 잘하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다짐보다는 조금 덜 단정적인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단번에 빠르게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판단의 여지를 성급하게 지워버리지 않는 UX를 설계하고 싶다.


2025년은 나를 증명하려 애썼던 해였다면,
2026년은 사용자 판단을 가볍게 다루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해가 될 것 같다.

아마 그 다짐 하나만으로도,
올해 회고는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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