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어느새, 여름.
One Summer night
여름이다. 어느덧, 어느새. 깨닫지도 못한 사이에 여름이라니.
요 며칠 자꾸 배가 고파. 하고 말하고서야 나 진짜 배고팠구나 하고 오는 깨달음이 늦어서 웃음이 난다. 밀가루 최고. 빵 최고. 면 최고. 아 근데 요즘은 밥도 꽤나 최고야. 그냥 다 최고야. 덕분에 꽤 동그래졌지만 그래도 뭐, 가만히 있진 않을 거니까.
그냥. 그나마 주어진 것을 온 힘을 다해 움켜쥐고 최선이라 생각하기로 하자.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 아무것도 잃지 않아. 그렇지만 바라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도 않더라.
우리 살아내는 것만으로 충분히 피곤해.
큰 꿈까지 짊어지기엔 밤도 맘도 벅차.
그러니 그저 행복하길 바라자.
달님에게, 민들레에게, 눈부신 햇살에게.
그러니까, 이 모든 여름의 순간에게 우겨보려 해.
내가 생각하는, 혹은 나를 생각하는 사람은 꼭 행복하게 해달라고.
그냥, 그런 밤이라고 억지를 부려봐야겠다.
이 밤은 모두의 것이고, 그렇기에 또 나의 것인걸.
우리, 감히 사랑하자. 이 여름밤의 모두를.
억지면 어때. 아무도 뭐라 할 수는 없지.
이 순간 내 마음과 내 생각은 온전히 내 거니까.
그렇잖아. 그냥, 그런 거야.
그러니까 너는 꼭 행복할 거야.
내가 그러길 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