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으로 가는 빛

by 정온

저 높은 허공을 가로지르는 은빛 비행운

자유의 궤적을 그리다 이름을 잃은 새

서풍을 꿈꾸다 헤매는 구름

왠지 모를 무심한 공기


저들은

이곳에 영혼을 두고 어디로 가나


뉘엿뉘엿 저무는 해는

바닷물에 스스로를 풀어놓고

못다 한 미련은

오밤중 찬 서리로 얼어붙는다


깊이 숨어 있던 애달픈 잔상들이

숨죽인 노을빛을 타고

검은 썰물에 실려

멈추듯 지워진다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미래라는 이름의 바다

그곳에 섰다


내일이라 부르는 여백을 따라

암흑을 건너갈 시간


비록 삶의 무게에

숨이 턱까지 차오를지라도


솟구쳐 오르는 붉은 해를 향해

응축된 마음을

가만히 거두고서야

낯선 아침이 열린다




2025년을 보내며, 새로운 마음을 열어 봅니다.

부족한 글에 마음 다해 공감해 주시고

늘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신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202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작가의 이전글들어볼 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