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지문

버들강아지 곁에서

by 정온



네 안의 솟구치는 기쁨 때문이었으리

가지마다 촘촘히 맺힌

벙글거리는 봄의 지문을 본다


이미 세상의 모든 강물은 잠에서 깨어

햇살의 길이를 재며 낮은 곳으로 흐르는데


너는 무슨 비밀이라도 간직한 것이냐

모진 겨울바람 온몸으로 견뎌낸 몽우리가

마른 가지 끝에 저토록 간절히 맺힌 것은

필시 터져 나오는 봄의 함성일 테지


흔들리는 것은 바람이고

정작 흔들리는 것은 내 마음이다


이토록 작은 몸짓 하나에

가장 눈부신 생명의 의지를 담았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계절이 건네는 가장 힘찬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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