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보다 무서운 건 살찌는 몸이었다
나, 돌아갈래!!!!
담당 의사는 3일 더 입원을 권했지만, 병원 침대에서의 고통을 호소하자 금요일 퇴원을 허락했다.
단, 약은 빠짐없이 먹고, 소식(小食)과 산책을 지킬 것을 약속한 뒤였다.
입원 중 가장 괴로웠던 순간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때는 통증 주사 부작용이나 수술 통증이라 답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순위는 이렇게 바뀌었다.
1순위는 방석을 깔아도 저려오는 딱딱한 병원 침대.
2순위는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대한 갈망.
3순위는 네모난 4층 복도를 뱅뱅 도는 무한 반복 러닝머신 같은 일상.
퇴원 후 집으로 돌아오자, 친구의 도움으로 머리를 감고 내 침대에 누웠다.
"아, 이게 평화지."
15평짜리 아파트는 마치 절간 같았다.
창밖으로 들리는 매미 소리, 새소리, 트로트도, 간병인도, 병원 어르신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도 없었다.
오롯한 나만의 시간이었다.
회복기의 식사는 아기밥처럼 소화 잘되는 음식으로 구성됐다.
질은 밥, 다시마쌈, 우렁된장, 백김치. 앉아 있는 게 불편해 서서 먹고, 식후엔 반드시 30분 걷는 습관을 지켰다. 그 덕분에 1년 반 동안은 체중이 평소보다 더 빠졌고, '마른 체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내 몸이 나를 배신하기 시작했다
담낭을 제거한 환자들은 한동안 육류 섭취를 제한한다. 지방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철저한 식단 관리와 소식을 지켜온 나는 수술 예후가 매우 좋았고, 고기도 조금씩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3년째에 접어들자 이상한 변화가 시작됐다.
이유 없이,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이다.
평생 본 적 없는 체중 앞자리가 바뀌었고, 나는 곧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달랐다.
나는 세상에서 살 빼는 게 제일 쉬운 인간 중 하나였다.
배고픔을 잘 못 참는 편이지만, 저녁 식사량만 조금 줄여도 1~2kg은 쉽게 빠졌고, 최대 몸무게라고 해봤자 4kg 정도 늘었던 게 전부였다. 그것도 3주만에 본래 몸무게로 되돌렸었다.
그랬던 내가— 저녁을 굶어도, 살은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늘었다.
더욱이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두 다리는 퉁퉁 부어 있었고, 양말 자국이 발목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충격이었다.
친구들이 대식가라고 부를 만큼 식사량은 많은 편이지만, 기초대사량이 높아 늘 마른 체형이거나, 보통이어도 ‘마른 쪽’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런 날들은 지나갔다.
40대 중반,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은 나는 마침내 **‘특단의 조치’**를 결심했다.
바로, 다이어트 약.
첫 시도는 한약이었다.
‘첫 번째’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후 **“무조건 빠진다”**는 모든 다이어트 약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매번 0.1kg도 빠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흔 넘어, 노처녀 딱지를 떼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나는 인생 최대 몸무게로 결혼식을 올려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