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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Jan 09. 2020

복수

복수 「명사」 원수를 갚음.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인간의 복수를 선명히 영화로 그려내는 박찬욱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복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복수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을 끄집어낸다. 어떠한 동물도 복수를 위해 이 정도까지의 행동은 하지 않는다. 즉, 인간의 본성을 알기 좋은 도구이다.
 
 자신이 당한 수모가 클수록 복수에 대한 열망과 크기는 겉잡을 수 없어진다. 가해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상상조차 힘들다. 분노는 차오르게 되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쓰며 발악한다.
 
 전 애인에게 했던 복수만 떠올려도 얼굴이 화끈거릴 것이다. 그 당시에는 치밀한 계획으로 이루어졌던 복수가 지금 생각하니 소심하고 찌질하기 짝이 없다. 전화해서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지만, 술에 취해 전화한 구질구질 전 애인의 이미지로 굳어버렸다.
 이렇게 누구나 알고 있듯, 복수의 결말은 그리 썩 속 시원한 해피엔딩이 아니다. 허무하다.
 
 그런 우리에게 탈무드는 말한다. “잘 살아라. 그게 최고의 복수다.”
 복수하기 위해 잘 살아가는 것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복수에 애를 쓰는 모습보단 덜 허무할 것 같다. 억지로 용서하고 미움을 억누르고 싶진 않다. 마음껏 미워하고 마음껏 별일 없이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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