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폐경 기록 업데이트
잘지냈어요?
또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인사라도 건네고 글을 시작하려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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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쓴다는 뜻은 글감이 있다는 이야기이고
글감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소식이 있다는 뜻인데
그 소식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병원을 다녀왔다.
골밀도 검사를 권하시길래 정밀하게 검사를 했는데 수치가 좋지 않다.
조기폐경의 수순처럼 따라오는 질병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결과를 듣고 나니 기운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약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 꼭 필요한 약이다.
의학적으로 그러하기 때문에 지금은 약을 먹고, 더 심해지면 주사를 맞아야 하고
뼈가 부러질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격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당장 하고 있는 운동 중 뼈가 부러질 위험이 큰 운동은 끊었다.
‘다른 걸 하면 되지 뭐’ 하고 마음먹었다가도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솟구친다.
잘 참았다 생각했는데 , 마음이란 게 참아지는 게 아니다.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가 되었다.
골밀도 검사에서 가장 취약한 부위의 수치가 나오는데 내 경우는 엉덩이뼈였다.
그간 엉덩이에 살이 많아서 간과하고 있었는데 뼈는 안녕하지 못했나 보다.
장시간 앉아 있는 일을 하는데 엉덩이뼈가 남아나주길 바랄 뿐이다.
나는 늘어난 약을 먹으며 뼈를 잘 돌봐야 한다.
조심조심 넘어지지 않기 위해 나를 잘 돌봐야 한다.
혹시나 다시 우울해지거나 무기력해지지 않도록 더 격렬하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기폐경을 겪고 있는 여성들은
좁은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기분을 알 것이다.
문득 마주하게 되는 이 감정들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기록으로 풀어낸다.
아직은 건강한 부분이 더 많다.
할 수 있는 것도 많다.
뼈의 밀도는 남들보다 허접해도 마음의 밀도만은 단단하게 챙기자.
너무 먼 훗날까지 갈 필요도 없다. 당장 오늘이랑 내일, 모레까지만 나를 더 잘 돌보자.
내 글을 읽어주는 모든 독자분들의 오늘과 내일과 모레를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