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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근 Sep 16. 2019

사이드 프로젝트라서, 효율적으로 디자인하다

디자인을 이렇게 빨리 해도 나중에 문제가 없을까?

밥면빵 디자이너 Rian님의 글입니다.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성격마다 다르겠지만 밥면빵의 경우는 "맛집 추천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검증이 우선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작업의 효율화가 가장 큰 화두였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로서 밥면빵 런칭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가치는 효율적이고 빠르게 디자인과 관련된 선택을 해나가는 경험이었다.


로고 제작부터 웹사이트 런칭까지 한 달 동안 효율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밥면빵 팀은 "최소한의 일만 하기로 하되 하기로 하면 제대로 한다"원칙을 세웠다. 이 글은 원칙을 디자인 과정에 적용한 이야기이다. 


1. 로고

    로고를 만들 때 취했던 전략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는 일 등에 투자할 시간이 없으니, 이름에서 오는 느낌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밥면빵 로고 디자인의 최소한의 목표는 밥면빵 서비스의 로고를 통해서 식당, 맛집과 관련된 서비스라는 인상과, 만드는 사람들의 따뜻함과 귀여움(주관적)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현재 사용하는 로고 배리에이션들

밥면빵은 만드는 사람들, 탄생의 계기, 과정, 서비스까지 모두가 '밥면빵' 발음처럼 귀엽다. (빠르게 발음하면 밤묨빵) 처음 들었을 때, 발음을 먹게(?) 만드는 음절의 배치 덕분에 친근하고, 쉽고, 편하고, 따땃-하게 배부른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의 추천이 귀엽게 느껴지기보다는 믿을 만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지기를 바랐기 때문에, 정갈한 글자 스타일과 차분한 색상 조합을 선택했다. 제한된 시간을 감안하여 다른 방향성을 가진 다양한 안들을 만들지는 못했다. 회사에서 브랜딩 프로젝트를 했다면 욕심 냈을 절차들을 많이 생략했다. 따라서 확장성을 염두에 둔 일러스트나 패턴 제작은 제쳐두고, 텍스트와 프레임 정도만 가지고 로고를 완성하고자 했다. 


이리저리 실험해본 시안들. 처음에는 발랄한 주황색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고자 했으나 추천 내용의 무게감을 전달하고자 했으므로 최종적으로는 침착한 색상으로 선회했다.

    


2. 웹사이트 


감사하게도, 디자이너가 열심히 글자를 그리는 동안 서비스를 잘 이해하고 있는 멤버들이 웹 사이트의 기획을 완성해 주었다. 4회 이상 업데이트된 기획과 콘텐츠를 가지고 웹페이지 디자인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유념한 원칙은 '통일된 시각적인 요소를 유지하고, 결제율에 영향을 미치는 사용자의 편의 도모를 위한 고민과 수고는 감수한다'는 것이었다. 또, 메인 페이지에서 결제로 넘어가며 화면이 전환된 이후에는 색상이나 구성에 대한 선택권을 최소화하여 작업 시간을 단축했다. 이때, 단행본의 내지를 디자인한다는 생각으로 2도 인쇄를 상상하며 색상을 선택했고, 다만 에러 알림 등 특수 상황에는 색상을 추가로 사용하여 강조했다. 또, 모바일과 데스크탑 모두에 대응해야 했기 때문에, 디자인뿐만 아니라 개발에서도 공수를 줄이기 위해 콘텐츠 폭 외에는 변화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모바일 대응은 2단계로만 나누었다. 랜딩 페이지를 제외한 곳에서는 장식적 요소를 배제했다.


3.  런칭 준비, 디자인 QA


작년 여름에 html과 css를 배웠는데, 밥면빵에서 기회를 만들었다. 개발자 1명이서 백엔드, 프론트엔드를 모두 만들고 있어서 디자인 QA까지 일정 내에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CSS를 직접 수정하는 것을 제안했다. 예상외로 '디자이너가 실수로 코드를 못쓰게 만들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고 기뻐해 주었다. 기본 세팅은 개발자님의 도움을 받고, 코드를 고쳐서 커밋하고 머지, 푸시하는 것까지 배워서 쓸 수 있었다. 나는 브라우저로 컴포넌트들의 간격이나 사이즈를 확인하고 수정 사항을 가이드로 만들어서 개발자에게 넘길 필요 없이 바로 코드를 마음 편하게 마음껏 고칠 수 있었다. css 수정 사항 문서화 과정을 없앰으로써 디자인-개발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절감하여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commit 설명은 보기 쉽게 한글로 적었다.

    

런칭과 목표 달성!


런칭 첫 일주일 동안 50명 이상의 고객이 멤버십을 신청했다. 한 달 동안 100명이 목표였는데, 별다른 홍보 활동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 더 많이 알리고 싶었지만, 스스로 운영의 효율화라는 다음 단계를 꼭 거쳐야 했으므로 밥면빵 팀은 현재 이 단계에 집중하고 있다. 


밥면빵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목표와 결과를 보고 싶다면 이 글을 봐주세요! 

https://brunch.co.kr/@ftsgsd/13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는 중요하다.


디자인을 이렇게 빨리 해도 나중에 문제가 없을까?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무언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멀리 앞을 내다보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본 뒤, 고르고 고른 안으로 최종 작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 (파일명이 '밥면빵_190431_최종_수정_12_6시_6시1234.sketch' 이 정도는 되어야 최종의 자격을 얻는 것이지 않나? 하는 거듭된 수정에 대한 익숙함.) 해야 할 일의 종류도 많고, 높여야 하는 퀄리티도 있는데, 처음에는 잘 정리가 안됐다. 그래서 사실 런칭은 계획보다 열흘 정도 늦어졌다. 전략적으로 작업을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진전이 더딜 때에는 팀에서 세운 기준인 '최소한의 일만 하기로 하되 하기로 하면 제대로 하자'를 적용했다. 처음에 로고를 만들 때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들을 쳐내는 것이 익숙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웹 페이지를 작업할 때는 우선되어야 하는 일을 추려내는 것이 수월해졌다. 결과적으로 그래야만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깨달았다. 텍스트들이 너무 크거나 작아서 혹은 빽빽하거나 헐렁해서 어설퍼 보이지 않게, 또 색들이 붕붕 떠 보이지 않게 보고 다듬는 일에는 역시 시간이 든다. 퀄리티를 올리는 길에 지름길이란 없다. 그러므로 일을 잘 추리고, 그것을 제대로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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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면빵 디자이너 Rian님은 키프로스 초콜릿 의 저자에요! 
『키프로스 초콜릿』은 그림을 읽는 책이다. 장마다 촘촘히 심겨 있는 파포스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리소그래프 인쇄를 재현해내어 ‘눈으로 만져지는’ 까칠한 질감이 있다. 리소그래프 인쇄에 사용하는 잉크는 모두 별색이므로 일반적인 4도 인쇄에서 볼 수 없는 특수한 색감을 구현한다. 화사한 형광색들과 볼수록 깊은 맛이 나는 금색이 그렇다. 사려 깊게 구성된 장면들 속에서 서로 다른 선과 색의 조화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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