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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근 Feb 01. 2021

지금이라 할 수 있는, 일잘러를 위한 클럽하우스 활용기

마치 고등학교, 대학교 신학기 때 커뮤니티 구조가 생길 때와 비슷합니다.

실리콘밸리 유명 CEO의 의견 실시간으로 듣기, 탑 연예인과의 대화, 유저 인터뷰, 찾기 힘들었던 특이 직종 채용 풀 확보, 심지어 술 마신 연예인들끼리 대화하는 것을 듣거나, 일본의 탑 av배우가 29금 이야기하는 것도 실시간으로 들었습니다. 이 것들을 불과 4일 만에 모두 직접 경험했습니다.


작년 4월에 런칭해서 1년이 채 되지 않아 유니콘 서비스가 된 클럽하우스에서의 경험입니다. 처음엔 쫄려서 라디오처럼 듣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하루 만에 적응하고 4일 만에 30시간 넘게 클럽하우스를 하고 말았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 SNS입니다. 음성밖에 없습니다. 줌과 같은 영상회의 서비스와 다르게 음성으로만 접속할 수 있습니다. 게임으로 유명한 디스코드조차도 화면 공유가 있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채팅도 할 수 없고, 오로지 음성으로 밖에 소통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필에는 페이스북 인스타보다 더 개인정보을 더 많이 노출하고 있었습니다. 클럽하우스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글로 대체하고, 여기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초대로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빨리 성장한 이유는 업계의 인싸들이 초반에 많이 들어왔기 때문인데요. 대단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프라이빗 소셜 클럽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 주었던 것 같아요. 미국에는 이미 많이 퍼진 듯하고, 1,2주 전에 일본에서 퍼지고 이제 막 한국에서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딱 지금만 느낄 수 있는 클럽하우스의 느낌


극 초반 of 극 초반이라서 지금밖에 느낄 수 없는 클럽하우스의 느낌이 있어서 급하게 이 글을 적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수명이 짧을 것 같아요.)


(출처 : wired)


한 줄로 요약하자면, 평소에 교류하기 힘든 분들하고 굉장히 밀도 있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예를 들어, 인스타에서 50만 팔로워를 넘게 가지고 있는 인플러언서에게 인스타에서 소개 없이 DM을 보내봐야 답장이 오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지금 클럽하우스에서는 직접 대화하고 친해질 수 있어요. 또 유명한 스타트업 대표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얼리어답터이고,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다.

초대 기반이기 때문에, 미국 테크 쪽과 관련이 있거나 어느 정도 발이 넓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평소에 바쁜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쓴다.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보는 방법이 대화이기 때문에, 대화 자체에 오픈되어 있다.

채팅은 쉽게 끊어지지만, 음성으로 연결되어 시간을 온전히 점유할 수 있어서 대화의 밀도가 높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같으면 오랜 시간 밀도 있는 대화하기 어려운 분들하고 비교적 쉽게 연결되어 대화할 수 있어요. 또 국경을 쉽게 넘을 수 있습니다. 또 원칙상 기록에 남지 않는 어플이기 때문에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평소에는 만들기 어려운 새로운 그룹의 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더 빠르게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미국은 둘째 치고, 서비스 퍼지기 시작한 지 1,2주일밖에 되지 않은 일본만 해도 벌써 팔로워 몇만을 가지고 패널 대화만 하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그러한 영향력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순 있어도, 이제는 소개 없이는 직접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아직 한국은 그 정도까지 진행된 것 같지 않아요. (유명하든 아니든) 이야기하고 싶은 각 업계의 분들이 이제 막 클럽하우스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인처럼, 면식이 없어도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출처 : 이투데이)


내가 4일 동안 클럽하우스에서 경험한 것들이에요. 사실 신학기 시즌의 클럽하우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1번 정도이고, 나머지 모든 항목은 앞으로도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유명인과의 대화 혹은 청취 

실리콘밸리 유명한 회사의 ceo 혹은 보드 멤버 (ex.  프로덕트헌트) 

한국 유명 여배우와의 대화 (정ㄹㅇ, 하ㅇㅈ) 

일본 유명 av배우가 29금 이야기하는 방 (ex. 아ㅅㅋ키ㄹㄹ) 

일본 유명 연예인들이 술 먹고 토크하는 방 

일본 각 방송국 아나운서들과 대화 

일본판 하트시그널 출연 모델과 대화    


2. 관심 있는 토픽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

미국, 일본의 큰 vc 분들이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 

월가의 투자자들과 스타트업 관계자분들이 게임스탑과 헤지펀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 

한국 스타트업 업계 분들, 일본 스타트업 업계분들과의 교류 

클럽하우스를 마케팅 채널로 어떻게 활용할지 토론하는 방


3. 본업과 관련된 사람

동종 업계에 유명 미디어의 편집장과 연결 

한국어 일본어 가능하고 한국에 취직하고 싶어 하는 일본 분 풀 확보 

수십만 팔로워 가진 메디컬뷰티 인플러언서(유튜브, 인스타) 와 연결

강남언니 유저 인터뷰 및 의사/간호사 인터뷰

포텐셜 강남언니 유저 인터뷰 및 홍보


4. 기타

모든 사람이 피카츄 프사로 바꿔놓고 피카피카 소리 지르는 방..... 

피카츄에 지친 사람들이 모여서 쉬는 방..... 

연주곡 리퀘스트받아서 피아노 쳐주는 방 

아무 말도 하면 안 되고 들어가서 서로 팔로윙 해주는 방    


5. 진짜 좋은 것 

가끔 연락하던, 혹은 오랜만에 연락하던 친구와 만나서 몇 시간 토크 


(출처 : neilpatel)



특히 좋았던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1. 클럽하우스를 마케팅 채널로 어떻게 활용할지 토론하는 방


클럽하우스에서는 채팅을 포함해 거의 모든 인터렉션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자랑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는지 해외 프로필을 보면, 하는 일부터 취미까지 거의 이력서 수준으로 자세하게 적어놓는 분이 많아요. 어플 내에서 음성 외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로필에 연결된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팔로워 늘리는 채널로 클럽하우스를 활용하기 시작하기도 했어요. 시간당 몇백 명을 확보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그리고 퍼블릭하지만 프라이빗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새로운 곡 홍보 혹은 팬미팅에도 사용할 수 있고, 독서모임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홍보하는 연예인이나, 독서모임 참여자들도 얼굴과 표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 적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가 방에 참여하면 참여자의 팔로워들한테도 알람이 가는 구조기 때문에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하고 빠르게 리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2. 한국어 일본어 가능하고 한국에 취직하고 싶어 하는 일본 분 풀 확보


이게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동안 강남언니 일본 사업을 위해, 한국어 일본어를 모두 할 수 있는 분을 모시려고 진짜 많은 사람들을 소개받고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잘 없었어요.  


여기서는 일본어로 "한국에 관심 많은 마케터 모여라" 혹은 "한국 취업하고 싶은 일본인들끼리 대화하는 방" 등과 같이 토픽을 분명히 명시하고 방을 열기만 하면 됩니다. 한국어 일본어를 잘하시는 일본분들, 게다가 한국 취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마구마구 들어오셨습니다. 같이 커리어 고민도 하고, 경험에 대해서도 물어보게 되고 진짜 단시간에 많은 분들과 밀도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지금 쓰시는 분들은 비교적 성장에 관심 많거나 IT에 밝은 분들이 많기 때문에 참여하시는 분들 중에 대단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웃바운드 리쿠리팅의 새로운 채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3. 본업과 관련된 사람 (주로 유저)


이것도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지금 일하는 곳이 내가 유저로서의 경험이 극히 적은 곳이기 때문에 유저 인터뷰를 꽤 많이 했었는데요. 니즈가 코어한 유저부터 라이트한 유저까지 인터뷰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의 영향도 있고, 많은 일본 유저 인터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에 경계심을 가지시기도 했고, 이동 시간 등 시간이 꽤 많이 들었어요. 


클럽하우스에서는 "미용에 관심 많은 사람 방", "성형에 대해 이야기하자" 등으로 방을 만들거나, 방을 검색해서 들어가면 유저들과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반실명 반익명의 환경에서 꽤 허심탄회하게 서비스에 대해 건설적인 피드백받기도 하고, 숨겨진 니즈에 대해 듣기도 했습니다. 또 누군가의 소개 없이 이 업계에 영향력 있는 인플러언서들과 개인적인 커넥션이 조금씩 생긴 것도 솔직히 대단한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단점이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유저가 급 늘어서인지 저녁 10시 ~ 새벽 1시에는 엄청 잘 뻗어요. 이거는 개발자분들이 열심히 해결해주실거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가 치명적인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는 내가 보고 싶을 때만 잠깐, 혹은 길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클럽하우스는 기본적으로 같이 술 먹는 경험과 유사해요. 재밌는 곳에 있으면 몇 시간이 훅 가버려요.


지금은 초반 사용자들 중에 호기심 가득한 분들은 매일 3시간, 10시간씩 클럽하우스를 사용하지만, 곧 접속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어떤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해도 새롭지만, 하다 보면 패턴도 생길거고 점점 즐거움이 작아질 것 같아요. 해서 주류 SNS으로 자리를 잡을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보아야 할 듯합니다. 그리고 지금 클럽하우스에서 느낄 수 있는 신학기스러운 느낌은 굉장히 빠르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남들 다 할 때 해야 재밌죠.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바로 해보세요!



글 올리는 오늘 한국 시간 3시에는 무려 엘런머스크가 참여하는 방이 생긴다고 하네요! 클럽하우스 대표랑 이야기하는 타운홀에는 5000명이 참여했는데, 앨런머스크는 얼마나 많이 모일까요?! (사실 참여자 제한수가 5000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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