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을 차별화하는 컨셉
일단 정립된 컨셉은 온오프라인 광고, 전화 응대, 홈페이지, 간판, 주차장, 병원 입구 등에 녹아져 있어야 합니다. 접수, 대기실 등의 병원 공간을 비롯해 의사와 직원들, 원내 홍보게시물, 귀가 후의 해피콜 등 모든 접점에서 일관성 있는 컨셉이 노출되어야 하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가 주려고 했던 브랜드의 이미지와 고객이 경험한 브랜드의 이미지가 일치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하나의 병원 브랜드가 온전한 모습으로 탄생할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한 번 정해진 컨셉은 모든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일관성 있게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야 하죠. 그래야만 비로소 하나의 브랜드가 온전히 자기다워지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브랜드의 영향력이 발휘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과정 없이 쉽게 만들어진 컨셉은 해변에 쌓은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집니다. 수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매 순간 위태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컨셉을 견지하지 않는 병원들은 초진의 빈도나 매출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경영상 안 좋은 상황이 닥치면 너무나 쉽게 컨셉을 바꾸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도 컨셉을 황급히 바꾸는 모습을 쉽게 만납니다. 컨셉 없는 병원의 슬픈 결말입니다.
브랜드 에센스가 브랜드 컨셉이다
따라서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은 브랜드 에센스를 규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브랜드 에센스란 우리 병원의 가치를 집약한 것을 말합니다. 이는 ‘창업자의 자기다움’과 4C 분석(환경, 경쟁사, 고객, 자사)을 결합함으로써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원장의 강점 분석과 자기 들여다보기 워크샵은 필수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원장님의 사명을 먼저 발견해야 합니다. 그 다음 4C 분석을 통해 병원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을 수립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주관적인 강점과 객관적인 분석이 만나 타인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에센스가 규정되는 것입니다.
제가 진행하는 창업자의 자기다움 찾기의 구체적인 워크샵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이 워크샵을 재미있어하고 흥미로워하는 원장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장님들은 난생 처음 엮는 이런 질문들을 굉장히 낯설고 불편해 합니다. 또한 생각보다 자기 자신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기 하죠. 아마도 오랫동안 남을 의식하며 끊임없이 경쟁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워크샵을 진행해보면 어떤 원장님은 열정과 도전, 성취에 대한 키워드로 자신의 사명서를 가득 채웁니다. 또 다른 원장님의 사명서는 섬김과 희생, 관계 지향적인 단어들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사명서가 매번 나온다는 것이 저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사명서를 채운 가치들이 그 원장님의 달란트이자 세상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강점이기도 하니까요. 또한 그분들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워크샵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3가지 관점의 분석이 결합되어야 합니다. 어느 한 사람의 오리지널리티는 지극히 주관적인 속성입니다. 따라서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자기애와 같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환경요소, 고객요소, 경쟁요소, 자사요소 등의 시점으로 객관적인 분석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타인에게도 가치 있는 결정체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4C 분석을 할 수 있었습니다.
1. Channel(환경 분석)
- 현재 병원이 처한 환경적 요소를 말한다. 경제, 사회, 문화, 산업,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포함한 지금의 트렌드는 무엇인가? 이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는 무엇인가?
2. Competitor(경쟁 병원)
- 우리의 경쟁상대는 누구이며, 그들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그들과 차별화할 가치는 무엇인가?
3. Company(우리 병원)
- 우리 병원이 계속 유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4. Customer(환자)
- 우리 병원의 고객은 누구이며, 그들의 필요와 요구는 무엇인가? 우리 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좋은 브랜드는 좋은 질문으로부터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공통된 요소들끼리 그룹핑하고,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우리 병원을 대표하는 하나의 강점 키워드로 좁혀나갑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열광할 수 있고, 차별화된 가치가 될 수 있는 에센스의 형태로 정제되고 다듬어지기 시작합니다.
컨셉은 브랜드 전략으로 구체화되어 일관되게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합니다. 컨셉은 유행에 따라 뚝딱 즉흥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컨셉은 창업자의 자기다움과 4C분석(환경, 경쟁사, 고객, 자사)을 결합함으로써 과학적으로 도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컨셉을 따라 전략적으로 일관되게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브랜드에 힘이 생깁니다. 이때 창업자의 why(개원 및 창업의 이유)가 기업의 why가 됩니다. 따라서 이 why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핵심적인 과정이 됩니다.
이제 이 에센스를 바탕으로 뼈대를 붙여 브랜드 아이덴티티 전략 모델을 개발할 차례입니다. 이미 컨셉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경영자의 목표, 강점과 차별점, 진료 가치와 경쟁력, weak point 등이 정리되었습니다. 또한 고객의 니즈, 마케팅적 상황 등이 미리 파악되었기 때문에 이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이러한 브랜드 전략 모델에는 모든 내부 외부 고객들이 동일하게 브랜드를 이해하고, 인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항목들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 병원의 존재 이유가 되는 브랜드 미션, 브랜드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가치, 병원 경영의 목표가 되는 브랜드 비전, 컨셉의 의미, 브랜드의 스토리와 슬로건 등이 그것입니다. 아울러 4가지 고객 가치 제안, 페르소나 및 타겟 이미지, 마켓 정의, 브랜드 선언문 등이 이에 추가됩니다. 특히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가치를 담은 슬로건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마케팅 슬로건으로 사용될 만큼 활용도가 높습니다.
병원의 가치를 높이다, 브랜드 웨이
이 시점에서 나는 특정 병원의 ‘브랜드 웨이(Brand Way)’라고 부르는 브랜드북의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병원의 브랜드 철학과 미션, 브랜드 컨셉, 슬로건, 등이 브랜드 모델로 정립되어 있는 책이 바로 브랜드북(Brand Book)입니다. 이 책은 브랜드를 지키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way)이 있는 브랜드 매뉴얼이자 가이드북과 같습니다. 뒤이어 설명할 브랜드 문화를 만드는 핵심 가치와 실행 원칙까지 추가되면 최종적인 브랜드북이 비로소 완성됩니다.
우리가 이토록 브랜드 컨셉 도출에 진심인 이유는 이 컨셉이 결국 컨텐츠, 마케팅 차원에서의 실행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방향성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제시하면서 내외부에 지속적으로 이를 공유하면, 이윽고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는 성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브랜드 컨셉의 톤앤매너를 유지하면서 브랜드 속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도한 컨텐츠 경쟁상황에서 차별적인 컨텐츠를 소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다음은 이를 원내, 홈페이지, 브랜드 채널 등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메세지로 꾸준히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회성으로 끝나는 마케팅이 아닌, 성과가 누적되어 나타나는 마케팅이 가능해집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브랜딩 전략 수립으로 병원의 경쟁력이 확보되면 소개율이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이 뿐 아니라 병원 자체의 가치가 올라 가격 프리미엄의 효과까지도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다른 장에서 하나씩 구체적으로 다뤄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