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공부해야 하는 이유
생각만큼 마케팅 성과가 나지 않아 고민을 가지고 온 담당직원에게 내가 결론적으로 한 말이다. 이런 저런 다른 방법을 알려주고, 문제를 바라보는 접근 방식을 이렇게 바꿔보자는 대안을 설명했지만, 결국 당신도 나도 새로운 지식을 찾아 나서지 않으면 현재 우리가 가진 사고의 한계에서 벗어나긴 힘들거다라는 당연한 얘기다. 새로운 정보를 익히기도 전에 또다른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하는 요즘 내가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학구열 높은 대한민국에서 살아본 사람들한테 '공부'라는 말이 기분좋은 단어는 아니고, 꼰대같아 보이는 단어라 솔직히 쓰고 싶지 않지만 이것을 대체할 만한 단어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가장 '공부'에 치였던 학생 시절에는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그 때 공부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성실성 때문이었다는 걸 안다. 학생 때는 부모의 보살핌 아래 있지만 결국은 어른으로 성장해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습관과 자질을 길러나가야 하기에 공부를 통해 성실성을 배운다. 해야 하는 것과 하기 싫어도 인내하며 배우는 자세는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책임감의 발현이다. 부모나 환경 탓하는 걸 넘어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부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더 힘든 일은 어떻게 극복하며, 참고 인내해야 하는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나이를 먹고 되돌아 생각해보면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잘하고 좋아할 수는 없었다. 첫 과정은 억지로 하고, 해야만 했다. 그 억지로 해야만 하는 일에는 대부분 '공부'가 있다. 사람 관계에 대한 공부, 학문이나 일에 대한 공부, 잘하고 싶은 스포츠나 운동, 심지어는 부동산이나 재테크까지 모두 말이다. 이쯤되면 인생 그 자체가 공부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일과 공부는 특히 그 상관관계가 깊다. 우선 내가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을 다양하게 해보며 나를 알아간다. 내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이 나에 대한 공부이다. 나를 발견하는데 공부가 있고, 그 일을 잘하는데 여전히 공부가 있다.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선 지식과 안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식은 한자로 知識 이다. 知를 파자하면 화살 시에 입 구이다. 知란 아는 것을 화살처럼 입으로 쏟아내는 것이다, 이다. 입으로 유창하게 뱉을 수 없는 것은 知가 아니다. 識 은 말씀 언에 찰흙을 뜻하는 시로 구성되어 있다. 말씀을 찰흙에 새긴다는 말이다. 쓰기를 뜻한다." 결국 입으로 유창하게 쏟아낼 수 있고, 쓰고 새기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말하고 쓰는 것이 공부이고, 결국 공부는 어떤 대상에 대한 지식의 폭과 깊이를 넓게 하고 깊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쉬운 공부로 독서를 한다. 글로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삶을 들여다보니 사람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높아진다. 간접경험을 한다. 게다가 문제해결력이 높아지게 뇌를 단련시키니 정말 이보다 더 가성비가 좋은 공부법이 있나 싶다. 그래서 직원들이 공부하겠다고 책 리스트를 가지고 오거나 수강하고 싶은 온라인 강좌링크를 보내오면 1초도 망설임없이 결재버튼을 누른다. 먼저 공부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고, 공부를 실천하는 사람이 승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