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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수정 Nov 03. 2022

스몰스텝이 리추얼과 다른 이유

세번째 책, 스몰스테퍼를 위한 출간일지

MZ 세대의 새로운 트렌드라며 리추얼(ritual)이 붐이 된지 몇 년째이다. 지난 1-2년간 2030의 생활패턴은 급격하게 변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 자기개발을 하는 리추얼이 새로운 트랜드로 부상했다. 22년 트렌드코리아에서는 '바른생활 루틴이'를  10대 트렌드키워드로 꼽으면서 스스로 바른 생활을 추구하며 루틴을 통해 자기 관리에 철저한 신인류라고 표현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힐링을 도모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미세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왜 리추얼인가

리추얼의 인기는 루틴 실천을 돕는 플랫폼이 얼마나 생겼는지만 봐도 그 현상이 얼마나 뜨거운지 실감이 난다. 이렇게 리추얼에 빠지게 된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미라클 모닝, 오하운(오늘하루운동), 식습관 등의 작은 습관을 통해 작은 성취감과 삶의 만족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의미로 시작했음에도 실제 리추얼 챌린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목표를 이루는 성취감도 크지만, 실패하는 날은 죄책감, 좌절감을 느끼는 부작용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리고 리추얼 붐은 성공하는 방법,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 부자되는 습관들을 담은 책이 쏟아져 나오게 했다. 그 방법을 따라하기만 하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말한다. 금새 베스트셀러가 된다. 




다시보는 리추얼

최근에 나는 '스몰스텝을 통해 삶이 변화한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집필하기 위해 작은 팀에 합류되었다. 우리는 스몰스텝을 리추얼과는 조금 다른 피보팅 전략으로 해석했고, 모두가 동의했다. 목표를 위한 목표, '저 사람처럼 되려면' 이렇게 해라는 맹목적 따라하기보다 스몰스텝은 철저히 '나다움'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스몰스텝은 나다움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를 발견하는 습관이라는 것이 차이이다. 그래서 스몰스텝의 리스트는 모두가 다 다르다. 성공을 위해 정해진 공식 리스트가 아닌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빼고, 하고 싶은 것을 넣는다. 해야만 하는 것보다 내가 우선 할 수 있는 것을 넣는다. 왜냐하면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넣어야 지속할 수 있고 확실한 행복이 되기 때문이다. 


금요일마다 하는 치맥 리추얼은 나를 위한 주간 하이라이트 행사이다. 내게는 성취와 인정, 성장이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일주일을 후회없이 보내고 맞이하는 금요일 저녁, 먹고 싶은 수제맥주를 고르고, 콤보 한조각을 드는 그 시간은 나의 성취와 성장을 인정하는 자축 세리모니와 같다. 그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고, 가장 나를 나답게 만드는 시간이다. 치킨 이상의 메뉴를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주머니가 되어도 내겐 메뉴가 중요하지 않다. 거창한 메뉴를 사진 찍어 SNS 올리지 않는다. 메뉴보다 그 시간 자체가 나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이렇듯 스몰스텝은 남의 행복과 나의 행복을 구분하는 방법이 된다. 


내가 왜 이것을 원하는지 하고 싶은지 질문하고 몰입하다 보면 결국 그것이 나의 브랜드의 기초가 되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몰입은 실력이 되고, 실력이 쌓이면 메세지가 되고, 메시지는 브랜드가 되니까. 1년간 나는 어떤 것을 할 때 에너지를 더 얻는지, 무엇을 할때 신이 나는지 행복한지, 어떤 욕구가 충족될 때 만족을 가장 느끼는지 알아가며 실행해나갈 계획이다. 아마도 나의 스몰스텝 리스트에는 일찍 일어나기, 몸에 안좋은 것 안먹기, 운동하기 등의 자기개발 리추얼은 없을 것 같다.  




1년 후의 변화는 어떨까?

스몰스텝을 통해 더 나답게 살고 있는지, 살게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다. '나는 이렇게 해서 브랜더가 되었다'고 자타가 인정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모두 인스타, 유튜브 구독자가 수십 수백만명이라는 결과를 증거물처럼 지참하고 있다. SNS팔로워 숫자나 유튜브 구독자 숫자로 그 사람의 영향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팔로워수가 많지 않더라도 누구든 브랜더가 될 수 있다는게 나의 믿음이다. 목적성을 가지고 SNS 팔로워를 늘리니 브랜더가 된 건인지, 브랜더가 되어서 팔로워나 팬심이 많아진 것인지 정확한 경계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내 스몰스텝의 최종 목표가 팔로워나 팬덤의 숫자, 몇 배 더 높아진 연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쓰는 1년간 나는 "나다운 브랜드가 되었는지? 병원 브랜딩하면 나를 떠올리는가? 나는 어떤 메세지를, 어떤 영향력을 전하는지?" 에 대한 답을 찾을 것이다. 더불어 일과 삶이 더 균형잡히게 되고, 세상과 주변에 관대해지며, 의사결정의 질이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여전히 새로운 도전이나 배움에 갈증을 느낄 것이고, 혹은 생각지 못한 브랜드 런칭이나 클래스를 오픈했을 수도 있겠다.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많은 팔로워를 모으기 위해서가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해서 말이다. 100억을 벌겠다는 목적이나 100만 팔로워를 모으는 목표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좋다 나쁘다가 아닌 나다운의 삶에 얼마나 일치하느냐의 문제이니까. 나의 스몰스텝이 나답게 사는 문화가 좀더 퍼져나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많은 이들이 나다운 삶으로 행복감을 느끼며 자족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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