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돌봄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by 마음 자서전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일을 아주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먹고, 자고, 일하고, 가끔 인생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도 있긴 했다. 어느 날 한밤중에 잠이 깬 남자는 숨이 막힐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자기 이름마저 기억나지 않았다. 몸속에 어떤 사람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날 남자를 진찰한 현명한 의사가 말했다.
“당신의 영혼이 주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서 다른 어딘가에 떨어져 있소. 영혼은 당신을 잃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당신은 영혼을 잃은 거요. 영혼은 그래도 자기가 주인을 잃었다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영혼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며 살아가고 있소.”


지혜로운 의사는 남자에게 처방을 내린다.

“자기만의 성소를 찾아 그곳에서 당신의 영혼을 기다려야만 하오. 영혼은 아마도 당신이 몇 해 전에 갔던 어느 장소로 당신을 찾으러 오는 중일 것이오. 기다리는 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오. 이것 말고는 내가 처방해 줄 약은 없소.”

그래서 남자는 그렇게 했다. 도시 변두리,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로 가서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 많은 날들이, 몇 주가, 몇 달이 지나고, 보이지 않는 궤도를 따라 계절이 바뀌어 갔다.

어느 오후, 인기척이 나더니 그의 앞에 그가 잃어버린 영혼이 서 있었다. 지치고, 지저분하고, 상처 입은 채로 서서 영혼은 숨이 헐떡이며 말했다.

“드디어.”
폴란드의 소설가 올가 토카르축과 그림 작가 오안나 큰세이오가 함께 만든 책 《잃어버린 영혼》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영혼의 돌봄에는 명상이나 독서뿐 아니라 여행, 예술 활동, 자연과 가까워지는 일도 포함된다. 건강한 음식, 만족스러운 대화, 기억에 남을 뿐 아니라 감동을 주는 경험들도 영혼에 자양분을 선물한다. 또한 예술감각을 갖는 것, 예를 들어 차 한 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평범한 행위를 예술 감각으로 수행하는 것은 영혼을 성장시킨다. 예술은 세계를 더 심층적으로 보게 하기 때문이다. 예술적인 삶을 살 때도 영혼을 지니고 선택한다. 영혼의 돌봄은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대신 숲을 거닐기로 결정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 스승에게 어떤 사람이 찾아와 자신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고여 온 슬픔에 대해 말한다. 다 듣고 나서 스승은 그녀에게 둥글게 말린 스폰지 하나를 주며 강에 가서 물속에 넣어 보라고 한다. 그 사람이 그것을 강물에 넣은 순간 스폰지가 물을 흡수해 펼쳐지며 그 안에서 작은 물고기가 헤엄쳐 나왔다고 한다. 그동안 스폰지의 물을 빨아들이며 간신히 살아 있던 물고기가 마침내 강을 만나 생명을 얻은 것이다. 이 물고기처럼 메마른 영혼에게 맑고 신선한 물을 제공하는 것이 영혼의 돌봄이다.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살고 있지만 우리 자신이 얼마나 오래된 영혼인지 모른다. 영혼을 돌본다는 것은 자신의 내적 삶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영혼을 가진 육체가 아니라 육체를 가진 영혼임을 아는 것이다. 127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류시화, 더숲, 2019, 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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