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 자서전 Feb 18. 2022

감사일기

감사편지

     

요즘 잘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일기가 써지지 않습니다. 써야 한다는 것은 아는 데 안 써집니다. 일기를 쓰고 하루를 마쳤던 기억이 있었는데,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일기 쓰기를 그만두었습니다.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몸과 마음이 따로 놉니다.   

   

 2월부터 글을 쓰는 것은 돈을 내고 글을 쓰겠다고 약정하면서 쓰게 된 겁니다. 우울증의 특징인지 나의 무기력인지 둘 다 포함된 것인지 일기를 못 쓰고 있습니다. 한참 일기를 썼을 때는 열정적으로 썼지만 ….     

 

하지만, 이제 일기를 써야겠습니다. 내가 제일로 꼽는 일기는 감사일기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도 감사해야겠지만, 우선은 나에게 감사해야겠습니다. 나 자신 스스로에 감사하면 왠지 자존감도 높아질 것 같습니다. 감사일기는 긍정심의 창시자로 추앙받는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감사편지를 써서 상대방에게 주다가 더 간단하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방법으로 감사일기를 발견했답니다. 그리고 감사일기를 써서 우울증 환자의 증상도 호전되었다고 합니다.

 “셀리그만은 가장 심각한 우울증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검사와 행복도 검사를 받은 다음 감사일기를 실시했다. (중략) 그들은 감사일기 연습을 실천해서 일주일 동안 매일 그날 감사한 일 세 가지를 적고 왜 감사한지 이유를 적었다. 그들의 우울증 점수는 34점에서 17점으로 즉, 극단적 우울에서 경미한 우울로 크게 내려갔다.” 《긍정심리학》 (마틴 셀리그먼, 물푸레) 156쪽.      


 감사편지에서 시작되어 감사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하지만 나는 감사일기로 시작해서 감사편지를 써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키워준 부모님에게, 그동안 가정에 행복을 준 아내에게, 잘 자라준 아들딸에게도 보내고 싶습니다. 뜸직이 사위와 복덩이 며느리에게도 감사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우울증을 이겨내 일기를 쓰는 게 아니라, 일기를 써야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감사일기를 시작합니다.    

  

220217

매거진의 이전글 가정의 평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