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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자서전 Dec 12. 2016

의미(意味)

크리스마스트리

 의미(意味)

 

 크리스마스트리는 성탄절에 등장한다. 종교적 행사가 상술이 되었다. 그런 트리가 예전만큼 눈에 띄질 않는다. 추위만큼 얼어붙은 경제와 탄핵정국에 묻혀 화려하게 반짝이던 등불은 침침해지고, 크리스마스캐럴소리는 아련하게 들린다. 

 교회 안에는 예년과 다름없이 트리장식을 한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크리스마스트리가 눈에 들어왔다. 작년에도 보았던 트리를 다시 꺼내서 설치를 했다. 작년과 다른 게 없다. 

 미국에선 생나무로 트리장식을 하는 집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초록색 인조목을 많이 사용했다. 이제는 초록색 나무모양은 줄어들고 LED등을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모양의 트리가 등장했다. 종교개혁자 루터에 의해 생겨났다고 하는 트리는 가정에서 시작하여 거리로 나왔다. 

 ‘왜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트리장식을 하는 것일까? 무생물인 크리스마스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간들을 무생물인 인조트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나도 젊을 때는 크리스마스 때 놀고 싶어, 친구들과 어울렸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흥겹게 따라 부르기도 하였다. 그때는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되어 밤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통금해제는 모처럼주어진 특혜인데 그냥 지나가면 손해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 평소 느끼지 못했던 늦은 밤에 대한 향수(享受)?를 느끼고 싶어 밤이 새도록 돌아다녔다. 억압된 밤이 해방이 되니 고요한 밤이 아니라, 시끄러운 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 틈을 상술이 파고들어 성탄절은 상인들에게 특별한 날이 되었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보고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교인도 많지 않은 개척 교회다. ‘크리스마스트리에 교인들이 금년에 보람 있었던 일을 적어서 걸어놓으면 어떨까?’, 아니면 ‘내년에 바라는 기도제목을 적으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했다. 개인적인 생각도 좋고, 자녀를 위한 생각도 좋다. 작은 교회라 이런 생각이 드는 지도 모른다. 깜박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통해 소통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무생물에 생물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크리스마스트리이지만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바꾸어보면 생물인 인간도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의미 없는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금년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살았는가?’를 되돌아본다. 새해를 설계하면서 내 마음의 트리에 작은 쪽지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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