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
박준호는 40대 중반의 남성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난 속에서 자랐다. 그의 어머니는 항상 일하러 다녔고, 아버지는 농사를 지었지만, 수확은 좋지 않았다. 먹을 것이 부족한 날들이 많았다. 어린 시절 준호는 늘 배가 고팠다.
어머니는 청소부로 일하게 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더욱 줄어들었다. 아버지 역시 건설현장에서 힘든 노동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려 했지만, 삶은 여전히 팍팍했다. 부모님은 열심히 일했지만, 준호를 제대로 돌볼 수 없었다. 그 결과 준호는 자주 배를 곯았다.
배고픔은 준호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는 음식에 대한 집착을 갖게 되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자꾸 먹었고, 그렇게 해야만 마음이 안정되었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먹으면 기분이 좋아졌고, 그것이 그에게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나 준호는 다른 사람도 자신과 같은 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그들이 자기에게도 식사를 사주기를 기대했다. 그의 호의는 순수한 선의가 아니었다. 그 속에는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숨어 있었다. 준호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들에게 잘해줬으니, 그들도 나에게 잘해줘야 해."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속마음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준호가 단순히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준호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면 항상 그들에게 음식을 나눠줬고, 그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좋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준호의 기대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준호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했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짐이 되었다.
준호의 친구였던 민호는 그와 가장 가까운 사이였다. 민호는 준호의 배고픈 과거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준호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어느 날 민호는 준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로 결심했다.
"준호야,"
민호가 말을 꺼냈다.
"너의 과거를 이해하지만, 모든 사람이 너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니야. 우리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너의 진심이야. 네가 우리에게 해주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지만, 우리가 보답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기를 바래."
준호는 민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준호는 배고픈 과거 때문에 생긴 집착을 놓지 못했지만,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내가 너희에게 부담을 준 거구나,"
준호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그저 너희와 함께 있고 싶었어. 그리고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길 바랐어."
민호는 준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우리도 너와 함께 있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그저 네가 있는 그대로의 너로 있어주길 바랄 뿐이야. 우리의 우정은 어떤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야."
그날 이후, 준호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그들이 자신에게 보답하기를 기대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사람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준호는 배고픈 과거를 극복할 수는 없었지만, 친구들의 진심 어린 조언 덕분에 그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변화할 수 있었다.
굶주린 기억은 여전히 준호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지만, 그는 더 이상 그것에 얽매이지 않았다. 이제 준호는 사람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그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길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조금씩 마음의 평화를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