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지키는 일
한때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태어날 때 이미 완성된다고 믿었다. 한 번 손상된 뉴런은 되살아날 수 없으며, 뇌의 노화는 곧 정신의 퇴화라는 냉혹한 결론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러스티 게이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그 믿음을 뒤집었다. 운동이 뇌 속에서 새로운 세포의 탄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발견은 ‘뉴런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오랜 신화를 깨뜨렸다. 해마, 즉 기억과 학습의 중심에 자리한 신경 줄기세포가 운동을 통해 활성화되어 새로운 뉴런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단순한 신체 활동뿐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탐험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경험이 이 신생 뉴런을 기존 회로에 통합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었다. 뇌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며, 움직임과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재구성한다. 운동은 단순히 몸의 활력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을 만드는 물리적 토대인 셈이다.
운동은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낮추고, 세로토닌과 도파민, 엔도르핀 같은 긍정적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늘린다. 그래서 운동은 천연의 항우울제이자, 뇌의 회복제다. 나이를 먹어도 많은 신경과학자들이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연구들은 뇌의 노화가 생각보다 훨씬 가변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장기 연구에 따르면, 현대의 노인들은 20년 전보다 기억력이 더 좋고 행복감도 더 높았다. 유전적 변화는 없었지만, 교육 수준, 공중보건, 사회적 환경의 개선이 뇌의 건강을 변화시킨 것이다. 즉, 노화조차 환경의 산물이라는 뜻이다.
신경과학자 로지어는 이렇게 말한다. “뇌를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가 매일 선택하는 습관의 문제다.” 그가 제시한 여섯 가지 원칙은 단순하지만, 깊은 지혜를 담고 있다.
- 몸을 꾸준히 움직이고,
- 충분히 자며,
- 사람들과 어울릴 것.
- 심장에 좋은 음식을 먹고,
- 배우기를 멈추지 말 것.
-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할 것.
자신의 기억력이 나쁘다고 믿으면 정말로 더 빨리 감퇴한다. 그러나 하루의 끝에서 감사의 순간을 기록하고, 새로운 하루를 모험처럼 맞이하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의 뇌는 여전히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
결국 마음을 젊게 만드는 것은 약도, 유전자도 아니다.
움직이는 몸, 배우는 마음, 연결된 관계 — 그것이 뇌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비밀이다.
참고: (한나 크리츨로우(Hannah Critchlow), 《운명의 과학》, 김성훈 옮김, 로크미디어, 2020, pp. 7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