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의 힘》
강자에게 수치심을 이용하면 약자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사회는 강자보다 약자에게 동정을 보낸다. 강자가 도덕적으로 잘못한 규범위반 행위 등을 세상에 낫낫이 알리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강자가 약자에게 하는 행동보다 약자가 강자에게 하는 행동에 사회는 우호적인 눈으로 보게 된다.
강자의 규범을 감시해야 한다. 사회적인 규범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이런 규범이 없다면 강자의 말에 따라 규범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협동의 딜레마 및 수치심 연구의 선구자이자 집단행동 설계 전문가이다. 이 책은 앞부분은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지구를 파괴하는 건 수치스런 일이다. 불가사리가 바다의 생물을 먹어치워 어종이 고갈되고 있다. 이를 '핵심종'이라고 한다. 바다의 ‘핵심종’이 불가사리라면. 지구의 ‘핵심종’은 인간이다.
사람들은 친환경제품을 사는 것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죄책감을 씻으려 한다. 이를 ‘도덕적 면허 moral licensing(착한 일을 하고 나면 그 대가로 나쁜 일을 해도 된다는 허가를 얻었다고 여기는 현상) ‘라고 부른다.
수치주기 전략 – 7가지 습성
위반한 규범의 속성이 더 사회적일수록 더욱 수치 주기를 적용해야 마땅하다. 특히 집단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썩은 사과 행동은 관객이 그 행동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된다는 점에서 수치 주기의 표적으로 매우 적합하다. (중략)
우리가 수치에 대한 실험으로 협동의 딜레마를 선택한 것도 수치 주기의 관객이 동시에 그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공공재 실험에서는 참가자 각각의 선택이 집단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150
수치주기는 집단의 견해와 실제 행동 사이의 간극이 클 대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 간극이 좁을수록 수치 주기의 효과는 줄어든다. 152
해당 위반 행위에 대해 좀 더 엄중한 형태의 처벌이나 정식 처벌이 없을 때 수치 주기의 효과가 높아진다. 정식 제재나 처벌 시스템이 있다면 – 예를 들어 미국에 (호주처럼) 투표를 강제하는 법이 있다면 – 관객을 동원할 필요가 없으며 심지어는 수치의 사용이 쓸데없는 관심의 낭비가 될 수도 있다. 대중 역시 이를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것이다. 154
법적 장치나 법적 장애가 없는 경우에는 사회 통제를 위해 선택 가능한 수단들 가운데서 수치 주기가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155
수치의 위협은 규범 위반자가 수치 주기를 집행하는 집단에 민감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도덕철학자 버나드 윌리암스 Bernard Williams 는 <수치와 필요 Shame and Necessity>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본적으로 수치와 연관된 경험은 부적절한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부적절하게 목격을 당하는 경험이다.“ 나는 이 문장에서 ”부적절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사람들에게“를 ”부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사람들에게“로 바꾸고 싶다. 수치 주기 캠페인들이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면 그 수치 주기 캠페인이 대변하는 광범위한 대중 혹은 광범위한 규범의 일부로 자신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나 집단을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158
수치 주기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 미래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폭로 대상인 개인이나 기업에게 집단에 다시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수치 주기의 경우에는 행동 변화에 대한 보상으로 명예가 따라오기도 한다. 161
수치 주기가 견인력을 갖기 위해서는 관객이 존경하는 대상에 의해 집행되어야 한다. 163
명망이 높은 사람은 처벌의 주체로서 얻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개인의 성품이 확고하지 못하면 진정으로 가치 있는 공직의 길을 이어갈 수 없고 심각한 위기에서 단호하게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없으며 크나큰 악폐를 공격할 수 없고 강하고 부도덕한 적에 맞설 수도 없다. - 사이오어 루즈벨트 Theodore Roosevelt가 1913년 자서전에 쓴 글이다. 164
관객의 관심은 총량이 제한되어 있고 그 관심을 얻고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치 주기는 간헐적으로 사용해야 그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 수치 주기를 경솔하게 사용하면 더 중요한 다른 위반 행위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관객의 관심을 오용하는 셈이 된다. 중요한 위반 행위와 책임이 큰 위반자에 대해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것, 이것이 효과적인 수치 주기의 중요한 요건이다. 위반자들의 행동 가운데 무엇을 쉽게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떠한 해결책이 쉽게 채택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유용하다. 166
효과 높은 수치 주기 행위를 설계할 때에는 그 실행방식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폭로와 반응의 관계는 어떠한가? 가장 적합한 폭로의 빈도수는? 관심을 가장 많이 끌어 모으고 가장 쉽게 용인될 수 있는 유형은 어떤 것인가? 이러한 점은 고려해야 한다는 애기다. 수치 주기의 중요한 측면을 하나 더 꼽자면 실제로 수치를 주는 것보다 그에 대한 위협을 가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169
《수치심의 힘》(제니퍼 자케, 박아람 옮김, 책읽는 수요일, 2017, 20170319)